미-이스라엘 '네타냐후 연설' 갈등 고조…"양국관계 파괴적"

백악관, 네타냐후 거듭 비판…네타냐후는 민주 회동요청 거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다음 달 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두고 양국 정부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의 일방적 초청을 수락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이미 연설을 보이콧 하기로 한 상황에서 백악관이 직접 나서 연일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밤 미 PBS 방송에 출연해 "베이너 의장이 백악관과 상의도 없이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을 초청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당파 논란을 야기했다"면서 "이는 단순한 불행일 뿐 아니라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외교·안보업무 총괄사령탑이 '파괴적'(destructive)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해 가며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를 거듭 비판한 것이다.

백악관은 그동안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베이너 의장과 네타냐후 총리 양측에 "외교적 의전(프로토콜) 위반"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해 왔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임박한 이스라엘 총선(3월17일)을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지 않겠다고 공언함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도 방미 일정을 고수하며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방미 기간에 별도로 비공개 회동을 하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요청에 "나의 미국 방문을 둘러싼 당파적 논란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며 거절했다고 미 CNN 방송이 25일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 "내가 베이너 의장의 연설 요청을 수락한 유일한 이유는 내 조국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란 핵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리처드 더빈(일리노이),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이 미 의회 양당과 모두 대화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초청한다"며 비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언론이 최근 이란 핵협상과 관련된 기밀 정보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달 31일 미국이 이란에 7천 기 이상의 원심분리기를 허용하는 등 이란의 요구를 80% 수용키로 했다고 보도했는데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원천 봉쇄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정부가 의도적으로 이 같은 기밀을 언론에 누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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