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중 5만 원권 비중 69%…동전 중 500원짜리 50%


시중에 유통되는 한국은행 발행 화폐가 13년만에 3.4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지폐가 5만원권인 것처럼 6종의 동전 가운데에서는 500원짜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5일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우리나라의 화폐'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기념주화 포함)은 749조448억원으로 2001년(223조360억원)의 3.4배로 늘었다.

이 책은 한은이 우리나라의 화폐 연혁과 발전과정을 정리한 것으로, 1994년 '한국의 화폐' 증보판 발간 이후 20여년만에 출간됐다.

◇지폐의 대세는 5만원권

2001년 이후 화폐의 수급에 가장 큰 변화는 5만원권에 의해 초래됐다.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2008년말까지는 1만원권이 전체 화폐 발행잔액의 86∼87%가량을 차지했다.

2009년 6월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5만원권은 그해말 바로 화폐 발행잔액의 26.6%를 차지했고 작년말에는 69.4%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만원권은 작년말 23.9%로 비중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발행 잔액도 2001년말 19조5천243억원에서 작년말 17조9천463억원으로 줄었다.

5천원권과 1천원권은 역시 2009년 이후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거스름돈으로 사용되는 특성 때문에 5천원권의 발행잔액은 2001년말 6천841억원에서 작년말 1조2천498억원으로 늘었고 1천원권도 같은 기간 9천3억원에서 1조4천30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이 책에서 5만원권의 수요 증가와 관련, "기존 고액권인 1만원권과 자기앞수표를 대체한 요인 이외에 저금리로 경제주체의 화폐 보유성향이 크게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고액권 위주의 화폐수요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동전의 대세는 500원

1982년 현행 500원짜리 동전 도입이후 6종의 현 주화체계를 갖춘 동전은 자동판매기 보급 확대, 물가상승 등에 따라 발행잔액이 1982년말 843억원에서 작년말 2조1천799억원으로 늘어났다.

1982년말에는 100원짜리 동전의 발행잔액 비중이 68%에 달했으나 500원짜리의 발행이 늘면서 작년말에는 41.9%로 줄었다.

이에 비해 500원짜리 동전은 발행 첫해인 1982년말 6.9%였으나 작년말에는 49.7%에 달했다.

1원화는1982년말 0.5%에서 1991년말 0.1%로 줄고 5원화는 1982년말 1.3%에서 1996년말 0.1%로 낮아졌다.

한은은 유통용 1원화와 5원화는 1992년부터 제조하지 않고 있다.

작년말 현재 동전별 발행잔액을 보면 500원짜리는 약 1조841억원, 100원짜리는 9천121억원, 50원짜리 1천7억원, 10원짜리 814억원, 5원짜리 11억원, 1원짜리 6억원 등이다.

한은은 이 책에서 "사장(쓰지 않고 묵혀 두는 것)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주화는 10원화로, 화폐 가치 하락에 따라 재사용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10원짜리의 발행 잔액은 작년말 현재 국민 1인당 약 160개에 해당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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