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배우 조재현 "검찰총장 롤모델이 홍준표? 전혀 아냐"

* 대담 : 배우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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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지난주에 인기리에 막을 내렸죠? SBS 드라마 '펀치',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국가 공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이들이 주요 등장인물인데요. 부패와 부정의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시청률도 동시간대 1위이긴 했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품 연기까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극중에서 검찰청장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재현 씨,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재현/배우

네, 안녕하십니까. 조재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설 연휴 지나고 나니까, 또 아주 화제가 되셨어요? 따님과 함께 출연한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이

 ▶ 조재현/배우

‘아빠를 부탁해’

 ▷ 한수진/사회자:

네, 대단했어요?

 ▶ 조재현/배우

조금 걱정도 많이 했는데.

 ▷ 한수진/사회자:

뭘 걱정하셨는데요?

 ▶ 조재현/배우

아유, 좀 부담스럽죠. 또 딸이 배우를 지망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가장 부담스러웠고.

 ▷ 한수진/사회자:

평소에 그렇게 대화를 안 하세요, 근데?

 ▶ 조재현/배우

평소 안 한다는 걸 제가 처음 알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그러니까 “우리 집이 가장 정상적이다” 이렇게 딸에게 주입을 하시던데. 정말 정상이라고 생각하세요?

 ▶ 조재현/배우

보편적인 가정이 좀 그런 것 같은데요?

 ▷ 한수진/사회자:

전혀 그렇게 안 생기셔서. (웃음)

 ▶ 조재현/배우

얘기를 할 건 다 하고 하는데, 사실 막상 또 할 얘기가 없긴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한국의 아버지들이 다들 좀 그런 면이 있으신데.

 ▶ 조재현/배우

그러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설마 조재현 씨가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거죠.

 ▶ 조재현/배우

이번 시기를 놓쳐버리면 결혼을 한다거나 서른이 넘는다거나 그러면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한 거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이번엔 펀치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저는 팬이었는데요. 마지막 방송 당일 날 아침까지 촬영하신 걸로 아는데요?

▶ 조재현/배우

그렇습니다. 화요일 방송이면 화요일 낮까지 촬영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이제 검찰총장의 역할 완전히 내려놓으신 건가요?

▶ 조재현/배우

네, 이제는 뭐 내려놓고.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배역에 푹 빠지게 되면, 한동안 헤어나기가 좀 힘들다면서요?

▶ 조재현/배우

지금도 사실 좀 몸이 안 좋긴 하네요.

▷ 한수진/사회자:

몸이 안 좋으시다고요?

▶ 조재현/배우

드라마를 하나씩 끝내고 나면 몸이 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좀 안 좋아서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살도 좀 많이 찌지 않으셨을까요? (극중에서) 자장면 많이 드셨잖아요?

▶ 조재현/배우

그러니까요. 그것 때문에 몸이 더 안 좋아진 것 같은... 항상 먹는 장면을 찍어가지고.

▷ 한수진/사회자:

먹방이 또 화제가 됐어요. 자장면도 많이 팔렸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혹시 김래원 씨랑 먹방 대결 의식 안 하셨어요?

오프라인 - SBS 뉴스
조재현

▶ 조재현/배우

김래원 씨는 멋있게 먹고, 저는 맛있게 먹고. 뭘 해도 멋있죠? 그 친구는. 저는 멋있는 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맛있게 먹는 방법밖에 없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그 식탐이 어떤 권력의 탐욕을 상징한다, 이런 해석도 있던데요. 맞습니까?

▶ 조재현/배우

예, 그렇죠. 그런 부분도 있고. 또 이제 먹는 것 하나로써 이태준 검찰총장의 지난 과거를 연상해볼 수가 있죠. 어려서 너무 힘들게 자랐기 때문에, 힘들게 자란 사람들의 특성이 약간 식탐이 좀 있고, 허겁지겁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더 허겁지겁 먹었던 거죠.

▷ 한수진/사회자:

인물에 대한, 캐릭터에 대한 계산이 딱 들어갔던 거군요?

▶ 조재현/배우

그럼요. 제가 먹는 게 아니고 이태준이 먹는다고 생각을 하면, 아마 이렇게 먹지 않을까 생각이 든 거죠.▷ 한수진/사회자:

어떻습니까. 조재현 씨가 보신 검찰총장 이태준은 어떤 인물인가요?

▶ 조재현/배우

일반적인 악역이긴 하지만 다른 점이 뭐냐 하면, 어려서부터 너무나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났고, 오로지 형이 도와줘서 사법고시를 패스했던, 그러니까 의지할 곳이 없는, 오로지 성공만 해야된다는 생각밖에 없는 사람이죠.

배경도 없고 그랬던 사람이 성공을 위해서 달려가는 그런 모습인데, 그래서 온갖 비리도 저지르고 하지만, 조금 인간적이라고 보는 점은 자기는 나쁜 짓을 한다고 인정을 하는 거죠. 그 점에 있어서는 많은 시청자들이 그래도 ‘악역인데 자꾸 왜 마음이 가는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나왔던 것들이 아마 그런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보면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선한 사람도 없었던 것 같아요. 누가 덜 나쁘냐, 더 나쁘냐,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현실 세계를 저희가 많이 대입해보게 되는데 말이죠.

▶ 조재현/배우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면에서, 정말 검찰이 이런 게 아닌가, 권력층에서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얘기들도 많이 화제가 됐어요?

▶ 조재현/배우

저도 주위에서 구정 때 친척들 만나 뵈고 그러면 “야, 진짜 그러냐?” 라고 하는데 참 그런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드라마 시작할 때 ‘이건 사실이 아니고’라는 얘기를 항상 자막으로 올려놓고 드라마를 시작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점은 아마 몇몇 그 검찰과 관련된, 검사들과 관련된 안 좋은 일이 부각이 됐었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런 사건들이 있었죠.

▶ 조재현/배우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아마 지금 이 드라마에서의 검찰총장이나 법무부장관 같은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약간 검찰총장실도 이게 대그룹 회장 방보다 더 크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죠?

▶ 조재현/배우

과장해서 보여준 거죠, 드라마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 한수진/사회자:

혹시 연기할 때 이태준 검찰총장의 실제 롤 모델로 좀 생각한 분이 있으셨어요?

▶ 조재현/배우

없었습니다. 그런 건 없었고요. 제가 이제 봤던.. 악수를 할 때 너무 지나치게 고개를 숙인다든지 그런 건, 그런 어떤 정치인들의 성향이 있긴 하지만 한 명을 갖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말투가 똑같다, 사람한테 겁주는 모습도 딱 홍준표 도지사다” 이렇게 꼬집은 분이 있더라고요?

▶ 조재현/배우

저도 인터넷 기사 통해서 봤는데요.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고.

▷ 한수진/사회자:

전혀 아니다?

▶ 조재현/배우

사진을 이렇게 놓고 보니까 약간 비슷한 점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박경수 작가의 작품을 보면 특히 명대사들이 많이 있잖아요. 혹시 아직도 외우고 있는 대사 있으세요? 가장 인상적인 대사가 있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조재현/배우

너무 많아서.. 너무 많아서 뭐. 그리고 지나고 나면 다 잊어버리는 스타일이라. 제 대사도 물론 많지만, 제 밑에 있는 ‘강재’라고 박혁권 씨가 했던 역할이, 저하고 옥상에서 만나는 씬이 있었는데요. 박혁권 씨 대사가 “선배님, 저를 위해서 울어본 적 있습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한 번도 울어본 적 없잖아요, 저한테. 지금도 웃고 계시잖아요?” 하는 그게, 상대방 대사지만 참 마음에 와 닿았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때 “울게 해드린다" 그랬나요? 아니면 ”우는 모습 보고 싶다“ 그랬나요?

▶ 조재현/배우

“우는 모습 보겠다”고 하면서 제 형이 죽어갔다는 얘기를 저한테 전해주면서 저를 고통스럽게 만들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조재현 씨가 생각했을 때 이번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조재현/배우

이게 무슨 검찰을 비하하거나 그러려고 하는 내용은 아닌 것 같고요. 지금 이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사람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좀 나쁜 사람과 더 나쁜 사람,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드라마의 가장 그래도 맨 마지막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정환이의 딸, 예린이가 사는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이길 바란다, 그런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도 예린이가 바닷가에서 엄마랑 같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졌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조재현/배우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굉장히 힘들고, 더러는 비리도 있고 하지만, 이런 세상을 우리 자식들한테 물려주지 말자, 하는 뜻을 담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 좋은 세상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살 좋은 세상을 위해서 한 발 자국만 더 나가자, 그런 메시지가 계속 반복이 됐었죠.

▶ 조재현/배우

네네.

▷ 한수진/사회자:

저도 참 그 대사가 마음에 남더라고요.

▶ 조재현/배우

그런 걸 좀 기억해주셔야지, “저거 정말 그래? 저거 사실이야?” 이런 쪽으로 봐주시는 건 조금 아닌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아니, 요즘에 굉장히 바쁘신데 말이죠. 일본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맞춰서 제작한 ‘독도 뉴스’도 아주 화제가 됐어요?

▶ 조재현/배우

저는 개인적으로 서경덕 교수랑 친분이 있어서, 전에도 계속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이런 영상 작업을 통해서 알리는 일에 대해서 제가 나서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번에도 펀치 촬영하는 중간에 짬을 내서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거기에서 보면 이렇게 한 말씀하시잖아요. “동화책 가지고 장난치지 마래이” 마지막으로 그거 하나 좀 부탁드려볼까요?

▶ 조재현/배우

일본에서 동화책 가지고, 독도에 있는 강치가 자기네들이 다 잡아서 거의 멸종 만들어놓고, 동화책에는 “아이들이 놀던 그 고향이 독도다” 이렇게 묘사를 하고 있어가지고 제가 검찰총장 목소리로 맨 마지막에 남겼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부탁드릴게요.

▶ 조재현/배우

동화책 가지고 장난치지 마래이

▷ 한수진/사회자:

(웃음) 감사합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 ‘펀치’에서 검찰총장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재현 씨 만나봤습니다.

▶ [오디오 취재파일-특집] 전직 검사와 기자, '펀치'를 말하다

▶ [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1)

▶ [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2)

▶ [비디오 취재파일] 펀치:검찰, 진짜 이럴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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