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문재인, 거침없는 통합행보…박원순· 안철수와 '희망 스크럼' 실현하나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대표에 오른 건 불과 보름 전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죠. 어쨌든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새누리당 턱밑까지 추격했다고 하니 현재까지 성적표는 괜찮은 편입니다. 당 대표에 오른 직후 첫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해 당내에서 “유대인이 히틀러 참배한 격이다".. "아니다..만델라의 통합 정신을 배우자" 하는 논란에 시달렸고, 이완구 총리후보자 인준 과정에서도 ‘여론조사 깜짝 제안’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성적표가 괜찮은 걸 보면 이념을 뛰어넘는 통 큰 행보에, 주요당직에 비노 인사를 중용한 탕평인사, 총리 인준 과정에서 국정의 발목을 잡지 않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준 게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펼치겠다"라는 일성에 걸맞게 "변칙 증세는 이중의 배신",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과“요구에 이어 ”박근혜 정부 2년은 서민경제 파탄의 2년, 분열과 대립의 2년이었다"며 연일 강경 발언으로 ‘전면전’을 이어가면서 대안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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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정원

 지난 1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를 보면, 문재인 대표는 27.5%를 얻어 2위를 기록한 박원순 서울시장(11.2%)을 2배 이상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도 33.8%를 기록해, 34.7%를 기록한 새누리당을 1% 이내로 바짝 추격했습니다.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이 정당으로 공식 출범한 이래 가장 적은 격차입니다.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지지율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의미있는 수치라고 하네요. (이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유·무선 임의전화걸기 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입니다.)

●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와 '희망의 스크럼' 실현하나

"저 혼자의 힘으로만 하지 않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당 대선주자들 지지도를 합치면 새누리당을 두 배 이상 압도합니다. 그 분들과 ‘희망 스크럼’을 짜고 같이 가겠습니다. 박원순의 생활정치, 안철수의 새정치, 안희정의 분권정치, 김부겸의 전국정당을 위한 헌신 모두가 함께 하겠습니다.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함께 총선승리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1.31 서울 합동연설회 문재인 후보 연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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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박원순

● 문재인-박원순…옛 친구이자 잠재적 라이벌과 "협력"

 '당이 살아야 모두가 살 수 있다'...'용광로 정당' 실현을 위한 '희망 스크럼'의 첫걸음일까요? 거침없는 통합 행보에 나선 문재인 대표는 설 연휴 마지막날(22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죠. 앞서 언급한 리얼미터 조사를 토대로 언론에선 두 사람 지지율만 합해도 40%에 육박한다는 표현들이 나오더군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두 유력주자지만, 사법연수원 동기생이기도 한 두 사람은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경쟁자끼리 무슨 협력이야, 다 보여주기 위한 거지' 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두 주자 간에는 옛 친구로서의 굳건한 신뢰가 있다고 하네요.

(문재인)

혁신 등 당 운영과 관련, 박 시장과 함께 할 일들이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나 단체장의 성공을 우리 당의 업적으로 모아나가면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박 시장이 워낙 잘하고 차기 우리 당 대선 주자로서 지지율을 높여 나가니까 새누리당에서 '박원순 저격특위'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박 시장을 흠집 내려는 새누리당의 대선 공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단호하게 그 공작에 맞서서 박 시장을 지켜낼 것입니다. 또한 서울시가 지방재정 어려움 때문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데 우리 당이 서울시정에 대해서도 총력을 다해 지원해서 박 시장을 반드시 성공하는 서울시장으로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 당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높여나가겠습니다.

(박원순)

잘하고 계시지만 당 잘 끌어주셔서 저희 서울시도 좀 편하게 좀 시장으로서 역할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 대표와 차기 대권 경쟁주자가 아니냐) 협력만 하는 사이입니다. 하하. 우선 문 대표 당선 축하드리고, 지금 여러가지 잘 하고 계셔서 격려 말씀드리고, 사람들은 자꾸 경쟁의 힘을 얘기하는데, 협력의 힘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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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 문재인-안철수…“변화와 혁신·경제정당 외연 확대”

 문재인 대표는 박원순 시장에 앞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이 있었던 지난 16일,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났습니다. 단독 회동은 열달 만이기도 하고, 그동안은 지난 대선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던 탓인지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두 주자가 만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통합을 향한 구애가 라이벌의 마음도 움직인 걸까요? 두 유력주자는 대화의 대부분을 당을 ‘유능한 경제정당, 민생 정당으로 만드는 방안’에 할애했습니다.

(문재인) 

 우리당을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그리고 우리당을 아주 유능한 경제정당, 민생정당으로 만드는 일을 함께 하자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하시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제가 공약한 공천개혁 분권정당 또 네트워크 정당 이런 혁신방안들은 지난번 대선때 저와 그 당시 안철수후보가 새정치 공동선언 함께 그 속에 다 담겼던 내용들입니다. 우리가 함께 해내야 할 그런 과제라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이기는 당을 만들려면 우리당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 일에도 안철수 대표님이 꼭 그 역량이 필요하죠. 뿐만 아니라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드는데도 안대표의 정책능력 또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안철수 대표도 기꺼이 그렇게 도와주리라고 믿습니다.

(안철수)

 경제문제 얘기하면서 어떻게 하면 먹고 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는가 그런 고민들 말씀 많이 나눴습니다. 그리고 대표시절에 당내에 여러가지 경쟁력 강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생각들도 말씀을 드렸으니깐. 이제 변화, 혁신 실제로 앞장서서 만들어 나가실 거라 기대합니다.

 문재인-박원순-안철수 는 새정치연합에서 비교적 기득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움을 상징하는 인물이죠. 이들이 연대함으로써 과거와는 다른 '참신한' 정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요. 야당 내에서는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이렇게 세 차기대선 유력주자의 지지율만 합해도 50%에 육박하는데, 모두 힘을 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훨씬 더 강한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박원순 시장, 안철수 전 대표 뿐 아니라 김한길 전 대표와도 만났고,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도 만나 조언을 구할 거라고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당이 살아야 다른 주자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는 탓이지요. 안팎으로 늘 싸우기만 하던 야당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당내 통합을 실현하는 모습에 야당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 첫 선거 4월 보선이 분수령

 아직까지는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이제 두달 앞으로 다가온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이전에 치러지는 유일한 선거인데다, 박근혜 정부 3년차의 주도권이 걸려 있어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선거죠. 재보선은 여당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정의당과 국민모임이 단일후보를 내세울 경우 야권표가 분산될 우려가 큽니다. 더구나 새누리당은 지역밀착형 후보를 조기에 공천하는 등 만발의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어서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승승장구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4월 선거를 일단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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