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꺾은 한화 김성근 감독 "이제 팀 같구먼"


"나갈 사람이 나가니 이제 팀 같구먼."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큰 점수 차이의 패배를 경험하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73) 감독이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이끈 한화는 21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 아카마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일본 고치에서 치른 1차 스프링캠프부터 '지옥 훈련'으로 큰 화제를 모은 한화는 2차 캠프인 오키나와에서 치른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큰 패배를 면치 못했다.

17일 SK와 첫 경기에서 0-7로 졌고 18일 요코하마, 19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도 각각 18·19점을 내줘 3연패했다.

승패가 중요치 않은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매일 마운드에서 불안감을 노출하며 대량 실점하다 보니 찜찜한 마음을 숨기긴 어려웠을 터다.

연패의 원인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주전들의 몸 상태에 있었다.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다 보니 연습경기에는 신인과 2군급 선수들만 출전해야 했다.

이날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드디어 기다리던 '레귤러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4번 타자 김태균부터 1번에 포진한 용병 나이저 모건과 8번 최진행, 선발 미치 탈보트와 8회 등판한 우완 송은범까지 이날 한화의 라인업에서는 오키나와 2차 전훈 들어 처음 연습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이름을 찾기가 더 쉬웠다.

실제로 최진행은 이날 2-2로 팽팽하던 8회초 결승타를 포함해 2타점을 올리며 주전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이전 경기들보다 탄탄해졌다는 평가에 "내가 벤치에 앉았으니 그렇지"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더그아웃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는 김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휘했다.

김 감독은 "정규 멤버가 투입됐으니 어떻게 경기하는지 보려고 그랬다"면서 "선수들이 이기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위암 수술을 받은 동료 정현석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이날 선수단이 모자에 적어 넣은 '뭉치'라는 글귀를 지적하며 "뭉치자고도 하더라"고 김 감독은 웃었다.

'뭉치'는 만화 캐릭터를 본뜬 정현석의 별명이다.

선수단이 뭉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김 감독은 이날 출전한 선수들에게도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줬다.

선발 등판해 3이닝 2실점한 탈보트에 대해서는 "1회에 조금 흔들렸으나 2회부터 팍팍 던지더라"고 했고, 계투로 나선 언더핸드 투수 정대훈에 대해서는 "조금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오늘은 안 좋은 편이고, 전체적으로 좋아져 계투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처음 등판한 송은범에 대해서도 "좌우 컨트롤이 괜찮았다. 23일 선발로 등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병 타자 나이저 모건을 두고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톱타자로 나선 것에 별 뜻은 없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로 평가를 대신했다.

이날 모건은 사구 1개만 얻고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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