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9달러' 미국 기업 임금인상 신호탄 될 수도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의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의 고용 유지를 위한 기업간 경쟁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다른 기업도 임금을 올리는 연쇄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노동 착취' 기업으로 지목됐던 월마트가 오는 4월부터 미국 내 정규직·비정규직 매장 근로자의 임금을 법정 최저임금(7.25달러)보다 많은 9달러로 올리기로 한 전날 결정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두 신문은 이번 사안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치열해지고 있는 고용 환경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해석했다.

NYT는 경쟁업체인 코스트코가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에 미온적이었던 월마트가 직원을 '붙잡아두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주목했다.

미국 리치먼드대의 노동문제 전문가인 앤 허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임금인상(wage creep)이 따를 것이다"라며 "월마트는 제일 앞줄로 나오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기업들이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고용에 속도를 붙였고, 그 결과 지난달 실업률은 전년 동기의 6.6%보다 더 떨어진 5.7%를 기록했다면서 이를 노동시장의 '여유'가 줄어드는 신호로 분석했다.

지난 6년간 고용이 늘어나는데도 임금인상은 뒤따르지 않던 상황에서 월마트의 이번 조치는 국면 전환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대표는 WSJ에 "월마트의 최저임금 인상 조치는 노동시장이 이미 타이트(tight) 해졌다는 신호"라며 "다른 기업들도 근로자를 끌어들이고 붙잡아두려면 이를 뒤따라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그동안 임금인상의 신호탄을 주시해왔다.

이제 기업들은 훈련된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려면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고 말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의류업체 갭이 신입사원 초임을 올리기로 한 데 이어 유통업체 코스트코, 수공업제품 체인인 하비로비, 가구 체인인 이케아도 자사 근로자들이 최저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갭과 이케아는 이직률을 줄이고 더 많은 근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최근 시간당 임금을 9달러 이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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