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동양생명 인수…中 자본 첫 유입에 '긴장'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생명보험 업계는 물론, 국내 전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최종 인수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에 대한 첫 유입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업무를 영위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 규모는 7천억 위안(121조 원)으로 200조를 넘는 삼성생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보업계 2위권인 한화 및 교보생명의 약 90조를 넘는 수준입니다.

2004년 설립됐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급성장했고, 덩샤오핑 전 군사위원회 주석의 맏사위가 회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자본은 그동안 투자 등의 목적이나 제조업 인수를 통해 들어오긴 했지만,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권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생보업계에는 현재 알리안츠, 라이나, 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업체 10여 곳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모두 미국이나 유럽계 자본입니다.

이들 외국계 업체는 시장 지배력이 적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안방보험의 유입은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입니다.

동양생명은 총자산 18조 원 규모의 국내 8위 생명보험사로,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빅3를 제외하면 다른 생보사와 규모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유럽계 업체와 달리 안방보험이 한국 업체 인수를 통해 단번에 국내 보험업계 중상위권 대주주로 들어오게 되는 셈입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조2천496억 원, 영업이익은 1천206억 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특히, 12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2조 원을 넘게 들여 뉴욕 맨해튼 호텔을 사들이며 자금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자금력을 동원해 드라이브를 건다면 업계의 무시할 수 없는 축을 형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또다른 인수합병을 통해 영향력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안방보험은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습니다.

동양생명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또 다른 업권의 인수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가 끝이 아닐 수 있다"며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통해 성공적으로 국내에 정착한다면 보험뿐만 아니라 은행 등 다른 쪽으로 확대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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