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학교폭력 관련 학생 야간조사는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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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학교폭력 관련 학생들을 야간에 조사하면서 학부모에게 이를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45살 박 모 씨 등 4명은 지난 2012년 7월 학교폭력 담당 교사들이 학교의 모든 출입문을 잠그고 자정을 넘겨서 중학교 1학년 자녀를 상대로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했고, 이런 상황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들은 "학급 단합대회가 늦게 끝나는 등 학교 일정상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부모들에게 사전에 알렸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일부 학부모가 참여한 상태에서 조사를 벌여 밤 11시쯤 마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는 학교폭력 조사가 끝난 정확한 시간은 당사자 간 주장이 다르지만 최소 밤 11시까지 조사가 이어진 사실,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공식적인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인권위는 학교폭력 조사라고 해도 '야간조사'가 연령 등에 따라 정신적·육체적 가혹행위가 될 수 있고 조사받는 대상의 수면권과 휴식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만 13세 미만인 학생들을 상대로 보호자에게 사전 통지하거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야간조사를 한 행위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보장하는 아동의 휴식권 등 권리와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학교폭력 사건의 야간조사에 대한 교육부 지침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해당 교육장에게 이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교육부 장관에게는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관련 인권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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