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락가락' 행정에…애먼 식품업체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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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영세 업체가 식품에 쓸 수 없는 재료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해당 업체는 억울하다며 소송을 내서 1, 2심에서 이겼지만 그 사이 거래처가 다 끊겨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종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충북 옥천의 한 가공식품 제조업체입니다.

압류 딱지가 붙은 상자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 업체는 재작년 식약처 단속에서 부적합한 옻나무 재료를 사용했다며 모든 제품을 압류당했습니다.

옻나무 줄기 외에 잎과 뿌리를 원료로 쓴 게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 2007년 식약처에 질의서를 보내 옻나무 줄기는 물론 잎과 뿌리도 원료로 써도 무방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강종석/옻나무 가공업체 사장 : '옥천군 관계자가 식약처와 통화를 했다. 사장님 말이 사실이다. 품목제조보고서를 드릴 테니까 와서 가져가시라' 그리고 나서 이 제품이 정식으로 판매가 된 거죠.]

식약처는 회신에 잎과 뿌리를 사용해도 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업체 이름이 공개되고 제품을 팔 수 없게 돼 수억 원의 손실을 봤다며 소송을 냈고 1, 2심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재판부는 "제품 원료로 옻나무 줄기 외에 뿌리와 잎 등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식약처가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조업체 사장 : 이겼으면 뭐해 남는 게 뭐가 있어. 우리 애들이 그렇게 당했는데 그걸 지금에 와서 풀면 그게 풀어집니까?]

하지만 식약처와 옥천군청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입장입니다.

매출 1억 대의 식품 업체가 1년 반 동안 행정기관과 소송을 벌이면서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이용한,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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