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광고탑 위에 선 비정규직…"설은 가족과 보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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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곧 설 명절입니다만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20미터 광고탑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정영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도심 높이 20미터 광고판 위, 인터넷 설치기사 두 명이 열 하루째 고공 농성 중입니다.

[장연의/SK브로드밴드 설치기사 :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겁니다. 주 40시간 노동과 휴일 수당, 산재 같은 기본적인 4대 보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강세웅/LG유플러스 설치기사 : 전신주 작업을 하다 보면 낙상 사고라든가 감전사고라든가 이런 게 생겨요. 회사에서는 너희들이 알아서 치료해라 나는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

전국적으로 3천 명이 넘는 설치 기사들은 본사, 고객센터, 소사장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계약을 개별적으로 맺습니다.

법률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산재보험 혜택이나 휴일 수당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개인 안전장비마저 직접 사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9월에야, 정부가 노사교섭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협상은 100일 넘게 제자리걸음입니다.

재벌 통신기업들은 직접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앞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용해관/SK브로드밴드 설치기사 : 저희가 (노동기본권) 요구를 하면 너희는 우리 직원이 아니다. 그때는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 실적을 못 채우면 불러서 혼내고.]

또다시 협상이 결렬된 지난 주말, 설 연휴에도 집에 갈 수 없게 된 아버지들이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미리 먹는 따뜻한 떡국 한 그릇에, 소박한 새해 소망을 담았습니다.

[손창호/LG유플러스 설치기사 : 딸도 그렇고 아들도 커서 비정규직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자식들한테는 그런 걸 대물림 안 했으면 좋지 않나.]

(영상취재 : 정성화·김현상·김승태,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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