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만난 박지원…당직인선·인준 여론조사 쓴소리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오늘(13일) 오후 당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패장' 박지원 의원과 만났습니다.

취임 이후 이어온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지난 8일 전당대회 이후 닷새만입니다.

회동은 문 대표의 제안으로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30분 가량 배석자 없이 이뤄졌습니다.

두 사람은 당을 위해 협력하는데 일단 뜻을 같이 했지만, 박 의원이 적지 않은 '쓴소리'를 쏟아내면서 '절반의 화해'에 그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습니다.

두 사람은 회동 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시간차를 두고 따로따로 나와 현장을 떠났습니다.

두 사람이 기자들에게 전한 바에 따르면 문 대표가 "당의 단합을 위해 도와달라"며 초계파 논의기구인 '원탁회의' 참여를 제안하자 박 의원은 "당을 살리는 데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집권을 위해 평당원으로서 제 몫을 다해 돕겠다"고 수락하며 "당 대표로서 잘 해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문 대표도 "박 의원의 길을 막은 것 같아 참으로 죄송하다"며 '패자'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문 대표는 4월 보선 전략에 대한 조언도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문 대표의 대권가도 성공을 위해서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나 해명을 하는 게 좋겠다"며 참여정부 시절의 대북송금 특검과 전대 막판에 불거진 '룰 파동'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당직 인선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긴장감도 돌았다는 후문입니다.

특히 박 의원은 문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관련, 국민 여론조사 카드를 꺼낸데 대해 "여야가 16일 결정키로 합의한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국회의 역할이 있을까 굉장히 의구심이 든다"며 "국가의 모든 일을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면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되는건가"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단행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비롯, 일련의 당직 인사에 대해서도 "문 대표가 (당선 후) 저에게 전화를 걸어 '호남을 적극 배려하겠다', '인사 등 모든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다 끝내놓고 무엇을 협의하겠다는 건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로, 야당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며 "나와 상의를 했어야 옳다. 약속이 지켜져야 신뢰관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은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 모든 걸 승복하며, 언제든 필요하면 연락하기로 했다"면서도 "어색한 관계는 다 풀렸느냐"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즉답을 피했습니다.

문 대표는 기자들에게 "그동안 당을 이끌어왔던 분들, 이번에 경쟁했던 분들과 단합하며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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