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반기업 정당 아냐"…경제단체와 소통행보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취임 후 처음 방문하는 경제단체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선택했다.

기업에 적대적이라는 일각의 인상을 불식하고 경제·민생 정책에 대안을 내놓는 모습을 부각해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강기정 정책위의장 등 새로 임명된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남대문 인근에 있는 대한상의를 방문, 박용만 회장과 면담했다.

공개 석상에서 문 대표는 "경선을 하는 동안 우리 당을 경제정당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며 "정책 대안을 많이 내놓으려 경제계·금융계 의견을 들어야 하니 좋은 말씀 부탁드린다. 정례적이라 할 정도로 자주 만나 소통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 방안을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회장은 "경제살리기와 우리 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한뜻으로 공감하는 것 같다"며 "대표님이 지향하는 소통과 화합의 정치 뜻을 살려서 기업과 많이 얘기하시고 경제살리기에 힘을 많이 실어주시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덕담'을 끝낸 두 사람은 비공개 회담에서 좀 더 솔직한 대화들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박 회장에게 "미국은 상층기업들이나 워런 버핏 같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기업으로 돌아가는 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유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사실상 법인세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마치 반기업 정당인 것처럼 오해가 있는데 우리는 비민주적 경제질서에 반대하는 것이지 반기업 정당이 아니다"라며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분담을 해야 하지만 경제계가 여건이 나으니 선도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희생이 아니라 마중 물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박 회장은 "기업 여건이 불리하면 투자를 해외로 돌리게 되므로 기업이 일을 벌여나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특히 내수와 서비스활성화가 중요하다. 누구나 창업하기 쉽게 길을 열어주는 데 야당도 협조해 달라"고 화답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표가 이날 경제계 첫 행선지를 대한상의로 선택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두루 아우르는 단체인 점을 고려했다는 게 문 대표 측 설명이다.

최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경제 문제에서도 균형잡힌 모습을 부각시켜 보수층의 불안을 덜어내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 당시 부딪힌 '48%의 지지'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문 대표는 상의방문에 앞서 진행한 50대 가장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50대의 경제 불안 해소에 당이 적극 나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제가 50대 이상의 분들에게 지지받지 못한 게 패배의 이유였다"면서 "우리 당이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 또 다음 총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이 되려면 우선 50대로부터 인정받고 지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도 "지난 대선 때 50대가 저보단 박근혜 후보를 더 선택했는데 박근혜 정부 역시 50대의 불안을 해결하는 데 철저히 실패하고 있다. 이제 50대 삶을 해결해주는 게 우리 과제가 됐다"며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