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암경찰서는 월세 방을 얻으러 온 명문대생인 척하며 현관 비밀번호나 열쇠 보관장소를 몰래 봐둔 뒤 빈집을 턴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김모(22·무직)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8월부터 최근까지 강남과 분당 등지의 부동산을 찾아가 원룸·오피스텔 월세 방을 함께 본 뒤 그 집을 다시 찾아가 10여차례에 걸쳐 현금과 카메라 등 3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공인중개사와 함께 구경한 집을 혼자 다시 찾아가 비밀번호나 열쇠 보관장소를 떠올려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닥치는 대로 물건을 훔쳐 나왔다.
김 씨는 이미 공인중개사로부터 현재 세입자가 직장인이라는 정보를 파악, 낮 시간에 집이 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집주인이 현관 열쇠를 인근 상점 등에 맡겨 놓았을 때도 김 씨는 "방을 다시 보려 한다"며 열쇠를 건네받는 대담함도 보였다.
김 씨는 공인중개사가 방을 보여줄 때 예비 세입자를 경계하지 않고 현관 비밀번호를 무심코 누르는 등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집을 보러 갈 때 외모를 단정히 하고 카이스트 등 명문대에 다닌다면서 공인중개사에게 신뢰를 심어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작년 4월 군 제대 후 생활비 마련을 고민하다 한 종합편성채널의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보고 범행 수법을 익힌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훔친 물건을 전당포에 맡기거나 되팔아 마련한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