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륙피겨 아쉬운 이준형·김진서 "긴장해서…들떠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국제 경기를 치른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이준형(19·수리고)과 김진서(19·갑천고)는 나란히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준형과 김진서는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63.35점과 61.53점을 받았다.

나란히 자신들의 ISU 공인 최고점수(이준형 68.52점·김진서 71.44점)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고국의 팬들 앞에서 일방적인 응원 속에 연기를 펼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지만, 그만큼 평정심이 흐트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를 마친 이준형은 "경기 전 6분간의 웜업을 하는 동안부터 환호에 기분이 좋은 마음이 가장 컸는데, 그만큼 긴장도 한 모양"이라면서 "아무래도 긴장을 조금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준형이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은 것은 마지막 과제인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이었다.

이준형은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했을 때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다음 연기로 잘 연결했는데, 스핀에서 많이 당황했다"면서 "처음 연기에 돌입할 때부터 걸려서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진서는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1회전으로 처리해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표정이었다.

그는 "평소에 악셀 점프를 잘하지 못했다면 덜 아쉬울텐데,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성공률이 좋았기에 더 아쉽다"면서 "웜업에서도 만족할 만큼 뛰어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러츠에서 1회전만 하지 말자는 마음이었는데…"라며 허탈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진서는 "늘 연습해 온 링크이고, 몇 차례 경기도 치렀기에 전혀 긴장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너무 긴장하지 않은 탓인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가 처음이라 들떠 있던 것 같다"고 실수의 원인을 분석했다.

비록 이날 결과는 아쉬웠지만, 큰 무대에서 팬의 응원이라는 부담을 겪어 보는 것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꿈꾸는 이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이날의 경험을 통해 자부심을 얻었고, 앞으로 더 정진할 동력을 얻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이준형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우리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부터가 기분이 좋았다"면서 "시니어 무대에서 보니 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시니어 선수답게 경기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실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서도 "다음에는 더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이준형과 김진서의 후배인 변세종(17·화정고)도 출전해 54.20점으로 24위까지 주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따냈다.

변세종은 처음 치른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개인 최고점 기록을 작성했다.

변세종은 "큰 실수 없이 마쳤고, 프리스케이팅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만족한다"면서 "떨렸지만 집중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리에서도 큰 실수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내겠다"고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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