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인수 거부 오룡호 선원 가족 장례 먼저 치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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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선원 전원 수습과 보상 합의를 요구하며 사망 선원의 시신 인수를 거부해 왔던 오룡호 선원 가족들이 장례를 먼저 치르기로 했다 오룡호 침몰 사고가 난 지 74일 만이다.

고장운 오룡호 실종자·유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설을 앞두고 시신을 병원 안치실에 계속 남겨둘 수 없다는 생각에 장례를 먼저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의 원양어선 오룡호에는 한국인 선원 11명을 포함한 6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7명만 구조되고 27명이 사망했으며 26명은 실종 상태다.

한국인 선원 11명 가운데 6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직후 사조산업과 정부는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다가 지난 1월 1일 러시아 해역의 조업이 금지되면서 수색 선박을 모두 철수했다.

오룡호 선원 가족들은 "실종 선원들을 모두 찾아달라"며 먼저 수습된 한국인 선원 시신의 인수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10일 부산으로 돌아온 한국인 선원 시신은 부산진구의 한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한 달 넘게 방치돼 있었다.

11가족 가운데 일부는 사조산업과 보상에 합의를 봤지만 6가족(사망자 4가족, 실종자 2가족)은 아직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본사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고장운 대표는 "사조산업 측이 제대로 된 보상은 하지 않고 시간끌기만 하고 있어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설이 다가오고 병원 안치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있을 가족이 눈에 밟혀 어쩔 수 없이 장례를 먼저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13일부터 부산진구 부산시민장례식장에서 3일장으로 치러진다.

고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장례식장 앞에서 사조산업에 제대로 된 보상합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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