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중·러…'한반도 사드'에 견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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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논의가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음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어제(10일) 오후 대사관에서 개최한 러시아 '외교관의 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역효과를 낳으며 불안정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여긴다"면서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명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해 7월 사드에 대해 'MD 시스템의 한반도 출현'으로 규정하고 "이런 사태 전개는 불가피하게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 지역에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으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반대 입장은 거의 모든 레벨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사일방어 체계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4일 열린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우리측에 전달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입장은 기본적으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시 자국도 사드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고도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사드는 고성능 X-밴드 레이더와 요격 고도 40∼150㎞인 미사일(발사대 6기 각 8발)로 구성됩니다.

탐지거리가 1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X-밴드 레이더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기지 동향도 노출되게 됩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러시아의 사드 반대 입장이 전략적 고려 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미 양국이 아무 논의나 결정된 게 없다고 확인하고 있음에도 거듭해서 문제제기를 하는데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 아시아 안보관'을 내세우는 중국의 경우 '사드'를 연결 고리로 사실상 한미동맹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통해 한미간 틈 벌리기를 시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보적 측면에서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드를 앞세우고 있다는 분석인 셈입니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과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정도 사드 관련 대응에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누굴 선택하는지 하는 차원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시일 위혐에 직면해서 어떤 억제력이 필요한지 국익 차원에서 우리 입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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