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서 유가 인하 요구 시위…수십 명 체포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9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에 유가 인하를 요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소형버스 운전사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날 시위에서 길거리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수십 명이 체포되고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아이티에서는 지난주에도 같은 시위가 벌어지자 정부가 휘발유 값을 갤런당 4.62달러에서 4.25달러로 내렸으나 시위대는 현재 가격의 절반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로부터 저가로 석유 원조를 받는 아이티 정부는 밀린 석유대금을 갚아야 할 처지여서 국민의 인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폴 에번스 아이티 총리는 "기름 값을 더는 인하할 수 없다"면서 진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위대의 공격을 우려해 이날 대부분의 아이티 정부기관이 문을 닫았다.

정부와 야당의 알력 다툼으로 의원 및 지방선거를 3년째 치르지 못한 아이티는 선거를 시행하기 위한 선거법 제정이 무산된 채 의회가 해산하자 미셸 마르텔리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포고령을 선포했다.

로랑 라모트 전 총리가 선거가 지연된데 따른 책임을 지고 작년 12월 사퇴하자 마르텔리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출신의 에번스 총리를 새로 임명했다.

마르텔리 대통령은 야당 측과 새 정부를 결성하고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를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나 야당 내부에서 이견이 불거져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선거를 치르지 못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도 석 달째 벌어지고 있다.

2010년 1월 대지진이 발생해 25만 명이 사망하고 건물 대부분이 붕괴한 참사를 겪은 아이티는 지진의 복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치,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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