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차량 경매 '폭풍증가'…사상 첫 1만 건 돌파


경기 침체로 경매 시장에 차량 매물이 쏟아지며 법원 차량 경매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1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차량 경매 물건은 1만104건에 달해 사상 최대치였던 전년(5천376건) 수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작년의 경우 특히 10월(722건), 11월(1천877건), 12월(2천437건) 등 4분기에 경매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연간 건수가 전년 수치보다 무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3천17건, 2011년 3천514건, 2012년 3천682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차량 경매는 2013년을 거쳐 작년에 이르기까지 해가 갈수록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차량 경매가 급증하는 현상은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차량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대개 자동차세, 보험료, 과태료 등 각종 세금을 체납하거나 매달 납부해야 하는 차량 할부금을 내지 못할 때입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자동차까지는 보통 법원 경매까지 가지 않는데 최근 현상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그만큼 경기 상황이 좋지 못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동차 할부 금융의 활성화로 목돈이 없는 사람도 과거에 비해 손쉽게 차량을 살 수 있는 세태도 차량 경매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창동 연구원은 "보통 월간 차량 경매 진행 건수가 500건을 넘기 힘든 상황에서 작년 11월, 12월에는 경매 건수가 네 자릿수로 치솟았다"며 "이는 원금 유예 할부 등으로 구입한 차량이 원금을 갚지 못해 대거 경매 시장에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매 진행 건수는 급증했으나 평균 응찰자수는 2010년 4.6명에서 작년 4.8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며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10년 48.9%이던 낙찰률은 지난해 41.8%로 7.1%포인트 떨어졌고,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87.1%에서 80.5%로 6.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