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미 의회 연설 강행키로…오바마 "의례 지켜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비판에도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강행하기로 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나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기에 워싱턴DC에 가서 상·하원의원들과 미국민에게 이스라엘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을 연기 또는 취소하라는 미국 정치권 일각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부 의견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 관계는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미국 하원의장의 초청을 받아 내달 3일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이번 합동연설이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2주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인데다 외국 정상의 의회 연설 일정을 사전 상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화당과 네타냐후 총리 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 방미 때 별도 회동하지 않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변호했다.

그는 "선거가 임박한 외국의 정상들과는 만나지 않는 게 관례"라며 "메르켈 총리가 선거를 목전에 뒀더라도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고 회동을 요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은 깰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양국 관계가 특정 정당이나 정파와만 관련된 것이 아니기에 외교 의례(프로토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 해법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견해가 아주 다르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이란을 추가 제재하려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에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민주당은 상원의장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일부 상·하원의원이 연설에 불참하기로 한 것은 물론 네타냐후 총리 측에 연설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종용하고 있다.

케이스 엘리슨(미네소타), 스티브 코언(테네시), 맥신 워터스(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베이너 의장에게 연설을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동료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일부 미국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정치권의 비판을 수용해 비공개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거나 같은 시점에 열리는 미국 내 유대인 로비 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차총회 연설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이너 의장의 대변인인 마이클 스틸은 현재로는 연설 일정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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