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편에 선 헌법재판소를 강조한 이영모 전 헌법재판관이 오늘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79세입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이 전 재판관은 의령농고를 중퇴한 뒤 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부산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61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뒤 판사의 길을 걷다가, 1997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습니다.
지난 1992년 공직자 재산공개 때 평소 즐겨 타던 빨간색 프라이드를 재산 목록에 신고했고, 법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국가 예산을 아낀다며 비서관을 두지 않은 일화로도 유명합니다.
이 전 재판관은 역대 헌법재판관 가운데 가장 많은, 100건 이상의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그래서 2001년 퇴임할 때는 후배 법조인들이 그가 냈던 의견들을 묶어서 '소수와의 동행'이란 책을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헌재 결정이 국민의 가슴에 와 닿지 않으면 허공을 향한 외침에 불과하다"면서, 국민 편에 선 헌법재판소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