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청소년들 '호통 판사'와 외국여행하며 미래 설계


범죄를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호통판사'로 불리는 '비행 청소년의 대부' 천종호(49)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와 함께 외국여행을 하며 미래를 설계한다.

부산가정법원은 천 부장판사가 사법형 그룹홈으로 불리는 부산가정법원 청소년회복센터, 부산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 창원지법 청소년회복센터에 있는 보호소년 15명과 함께 8일 4박 6일 일정으로 태국 치앙마이로 문화체험을 떠난다고 6일 밝혔다.

가정법원은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 가운데 가정이 해체되거나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호자를 대신하는 청소년회복센터 등에 위탁해 훈육하고 있다.

보호소년의 재범을 방지하고 건전하게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청소년회복센터는 부산과 창원에 각각 6곳이 있다 부산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는 학업을 중단하거나 중도이탈 위기에 있는 보호 소년의 학업지속과 학교복귀를 지원하는 곳으로 지난해 9월 1일 부산가정법원이 지정했다.

이곳에서는 72명의 보호 소년이 학업복귀를 위한 상담을 받고 있다.

부산가정법원은 외국여행의 기회가 없는 보호 소년들의 시야를 넓혀주고자 '보호 소년과 함께하는 문화체험 행사-지구별 여행'이라는 이름의 문화체험을 마련했다.

보호 소년들은 '비행 청소년의 대부'인 천 부장판사와 동행하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는 외국 학생들을 만나 미래 설계에 대한 각오를 다진다.

치앙마이에서 현지 소수민족 아이들이 다니는 '쌍완 위타야 학교'에서 보호 소년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일정이 들어있다.

하나투어가 이들의 모든 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부산가정법원과 천 부장판사는 보호 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보호 소년들을 초청해 오페라와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연말에는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북 남원과 곡성에서 판소리, 민요, 한지공예 등 문화예술을 체험하는 여행도 다녀왔다.

천 부장판사는 "비행 청소년들은 사회의 관심에 따라 얼마든지 학업에 복귀할 수 있지만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해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힘든 여건에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여행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법정에서 비행 청소년들에게 애정을 갖고 지도하거나 호통을 쳐 '비행 청소년의 대부', '호통판사'로 잘 알려졌다.

2013년 2월에는 소년재판 이야기를 담은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를 출간하고 인세를 비행 청소년 선도를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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