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테이퍼링 휴식법을 아시나요?"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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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피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찌뿌둥하다, 나른하다, 기진맥진하다, 곰 한 마리가 누른다. 이런 표현들도 많이들 쓰시던데요. 설 전후부터 봄까지 춘곤증과 더불어서 입학, 취업, 이사로 여러 가지 대소사까지 겹쳐서 일년 중에 가장 피로한 시기라고 하죠? 이번 주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 피로해지지 않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도 이런 피로감 좀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럼요, 누구나 다 피곤하죠.

▷ 한수진/사회자:

이 피로의 원인에 대해서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을 하고 있나요?

▶ 홍혜걸/의학박사

먼저 질병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질병이 있어서 피곤한 경우가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4가지 질병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게 바로 암, 갑상선 질환, 그리고 결핵, 우울증 이 네 가지를 손꼽고 싶어요.

그래서 일상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만성적으로 피곤하다 하시면 지금 제가 말씀드린 대로 암이나 갑상선, 결핵, 우울증 이 네 가지 중에 한 가지가 있는지 꼭 확인을 해보셔야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병이 없는데도 피곤한 경우가 사실은 더 흔합니다. 그리고 그런 피로는 또 대부분 육체적인 피로가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죠.

오늘 제가 드리고자 하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정신적인 피로인데요. 이걸 좀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우리 부신이 기진맥진하는, 그러니까 부신이 탈진에 빠지는 그러한 현상을 우리가 의학적으로 ‘피로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부신은 뭔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부신’이라는 말은 액세서리 이런 뜻이고요. ‘신’이라는 말은 콩팥입니다. 그래서 우리 콩팥 옆에 보면 마치 완두콩 모양의 작은 장기가 하나 달려 있는데요. 이게 부신입니다. 이 부신은 내분비 기관인데요. 여기서는 피로를 이기는, 그러니까 인체가 짧은 시간 안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코티솔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죠.

예컨대 사자가 쫓아온다든지 하게 되면 혈압이나 혈당을 확 높이고요, 또 근육으로 혈액을 보내고 심박이나 호흡수를 증가시킵니다. 그리고 또 어두운 곳에서 잘 보도록 하기 위해서 눈의 동공이 확대가 되게 하고 말이죠, 또는 방광을 수축해서 소변이 잘 나오도록 하고 이런 작용을 하죠. 이렇게 되면 이제 예컨대 방광 수축하면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잖아요. 그래서 잘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이게 부신의 힘이죠, 여기서 코티솔을 마구마구 분비되면서 인체가 큰 힘을 발휘하고 위기를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런 것들이 자율적으로 쭉 진행이 돼야 하는데, 근데 현대인들은 이런 부신이 너무 지나치게 들들 볶여 있어서 말이죠. 이게 마치 수도꼭지로 표현을 합니다. 위기상황에서는 자동적으로 수도꼭지가 딱 이렇게 열려서 콸콸 물이 쏟아지면서 부신이 한꺼번에 쫙 분비가 돼야만 큰 힘을 발휘하고 쉴 때는 이게 꽉 잠겨야 하는데, 이게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질질질질 새는 거죠 수도꼭지가.

그러니까 만성적으로 조금씩 분비되는데 제대로 못 쉬고, 그런데 위기가 닥치면 이게 열리면서 코티솔이 마구 분비가 되어야 하는데 정작 또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니까 힘을 못 내고, 이렇게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면서 부신이 피로해 있는 이런 상태가 아마 현대인들이 겪는 피곤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러니까 이게 쉴 때 제대로 쉬지 못하면 부신을 들들 볶게 되는 거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죠. 충전과 방전이 명확하게 돼야 하는데, 배터리로 치면 말이죠. 이게 질질 새는 상태가 현대인들의 부신이죠.

그런 얘기가 있어요. 의학 격언 가운데 ‘아프리카 얼룩말에게는 위궤양이 없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얘기 들어 보셨나요?

▷ 한수진/사회자:

무슨 뜻인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얼룩말을 보게 되면 사자가 늘 주변에 있으니까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그래서 사람들 생각이 위장이 팅팅 부어있을 거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궤양이 심하게 생겼을 거다 뭐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예컨대 사람 같은 경우에 200~300m 거리에 사자가 어슬렁거리면 밥 먹을 때마다 위장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근데 실제로 얼룩말을 부검을 해보면 궤양이 정말 없단 얘기입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 하면, 원래 자연 상태의 원시인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동물은 이런 얼룩말이라는 얘기죠. 그러니까 사자가 쫓아오면 정말 코티솔이 확 분비되면서 죽을힘을 다해 도망가고 물론 그러다 잡아먹히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이제 쫓아오지 않고 주변에 멀리 있을 때는 유유자적하면서 풀을 뜯는 그런 지혜가 있었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인간이 그런데 이제 현대사회를 살면서 사자가 쫓아오거나 그런 일이 없는데도 너무 사소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자초하는 거죠.

그래서 매일 마치 부신에서는 사자가 쫓아오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말이죠. 여기서 과도하게 코티솔을 분비하다 나중에는 탈진에 빠지는 상태가 현대인들의 피로다. 이런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비유를 들어서 설명해주시니까 쏙 들어오네요. 그러면요, 박사님. 피로해지지 않는 법에 대해서도 좀 말씀을 해주셔야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게 사실은 어렵습니다만,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하지 않도록 우리가 뇌를 훈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의학적으로 가장 효과 있는 방법이 뻔 한 얘기 또 나오고 있습니다만 운동을 추천합니다.

우리가 육체적으로 과로할 때는, 마라톤을 많이 했다라든지 심하게 육체적으로 몸을 움직였다라든지 할 때는 휴식이 정답인데요.

오늘 주제처럼 이렇게 정신적인 과로, 스트레스 이런 것. 그리고 부신이 탈진에 빠져 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쉬는 게 안 좋고요, 몸을 움직이는 게 더 좋아요.

그래서 아무 걱정이나 생각 말고 무조건 달리거나 걷게 되면, 그때 부신이 가장 편안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니 피곤한데 웬 운동이냐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말이죠.

▶ 홍혜걸/의학박사

아닙니다. 아닙니다. 거꾸로죠. 운동을 해야 되고요. 특히 운동할 때 심장 능력도 중요하지만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하체 근육이죠.

왜냐하면 우리 허벅지 단일 근육이, 우리 옛날에 생물시간에 왜 우리가 ‘잉여 칼로리, 특히 탄수화물은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한다’ 이렇게 배웠는데요. 허벅지 근육이 두세 배나 많이 저장을 하죠.

그러니까 근육을 키워야 하고, 먹는 걸로는요, 저는 돼지고기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비타민 B가 피로를 이기는데 굉장히 도움을 줍니다.

이 대사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 비타민 B는 신기하게 채소 ? 과일에 없고 육류에 많고, 육류 가운데서도 단위 그램당 돼지고기 안에 가장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돼지고기 많이 드시고, 운동하시고, 허벅지 근육 키우고 이런 방법을 좀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쉴 때도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제가 꼭 강조하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예? 방법이 있다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대개는 우리가 심하게 과로한 다음에 집에 돌아오면 침대에서 큰대자로 딱 퍼지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바로 퍼지죠 그냥.

▶ 홍혜걸/의학박사

근데 이런 방법은 안 좋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부신에서 코티솔이 갑자기 중단되면서요, 그러면 몸 안에 염증이 폭발적으로 발생합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막 과로하다가 갑자기 드러눕고 자고 일어나면 입안이 막 팅팅 붓고 또 감기에 걸리고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하죠?

▷ 한수진/사회자:

예예.

▶ 홍혜걸/의학박사

그것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이 휴식도 저희끼리 하는 얘기가 저희끼리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천천히 강도를 줄여가면서 쉬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과로한 다음에 바로 뻗지 마시고 중간 단계로 가벼운 조깅이나 가벼운 독서나 워밍업을 하면서 부신을 서서히 달래주면서 쉬어야 합니다. 이런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늘 바로 퍼졌는데 말이죠. 그게 문제였군요. 알겠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네.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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