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금물 관장' 목사 부부 구속영장 신청키로


서울 강동경찰서는 난치병을 치료해 준다며 불법의료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명일동 모 교회 조 모(56) 목사와 아내 강 모(63)씨에 대해 오늘(5일)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년간 경기도 양주 등지의 수련원에서 말기암이나 아토피 등 주로 난치병 환자를 상대로 9박 10일 캠프를 연 뒤 소금물 관장과 된장·생강 찜질, 생식, 단식 등 무허가 의료행위로 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이들은 한 차례 참가에 1인당 120만 원씩을 받아 챙겼고, 잦을 때는 거의 매달 캠프를 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지난 6년간 해당 캠프에 수천 명이 참가했고, 캠프에서 약을 먹지 못하게 한 탓에 일부 중증 환자는 퇴소 후 곧 숨졌다고 경찰에서 주장했습니다.

실제 조 목사와 강씨의 홈페이지에는 항암치료 중인 40대 위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도 좋지만 강원장님의 9박 10일 특공프로그램을 받으시면 많이 호전될 것이고, 실제로 위암 말기 환자가 와서 호전돼 퇴소했다"고 안내한 글이 남아 있습니다.

조 목사의 아내 강씨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선 천일염 섭취와 단식, 관장 등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을 빼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음식연구가 겸 자연치유 전도사로, 2008년 한 지방 지상파 방송국의 TV특강에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경찰은 2011년 9월 대장암으로 숨진 고 최동원 선수도 사망 9개월 전쯤 캠프에 참가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선수로 보이는 인물이 캠프 참가자들과 함께 있는 사진 등을 확보했다"면서 "다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고, 이 부분은 당장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무쇠팔'로 불리며 한국 프로야구계의 전설이 된 최 선수는 1984년 롯데자이언츠 시절 삼성과의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방어율 1.80)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한 80년대 최고의 투수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0여 명이나 훨씬 늘어날 수 있다"면서 "조 목사의 교회 등지에서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가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 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함께 입건된 교회 관계자 2명과 캠프에서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 준 한의사에 대해서도 필요시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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