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뉴스 IS 화형장면 공개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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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폭스 뉴스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요르단 조종사를 화형하는 영상을 소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N머니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사장은 불길에 휩싸인 조종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아무런 득이 될 수 없다"고 발언했고 대부분의 매체들도 이런 판단에 동조했다.

그러나 폭스 뉴스는 4일 저녁 정규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산채로 불태워지고 있는 순간의 인질을 보여주는 캡처 이미지를 화면에 비추었고 자체 웹사이트에는 22분 짜리 비디오를 통째로 올려놓았다.

폭스 뉴스의 앵커 베르트 베이어는 그가 진행하는 '스페셜 리포트' 프로그램에서 이미지가 엽기적이라는 점을 경고한 다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베이어는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이슬람 테러리즘의 현실을 접하고 이를 그렇게 부르도록 하려는데 있다 "면서 "여러분들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바로 지금 여러분 화면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이 끝나면서 죽음의 장면을 캡처한 이미지가 비춰졌고 베이어가 설명하는 40초 동안 화면에 남아있었다.

베이어는 이미지가 사라지자 이젠 안심하고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폭스 뉴스의 존 무디 부사장은 문제의 비디오를 웹사이트에 통째로 소개한 것은 웹사이트 방문자들에게 이를 볼 선택권을 주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신중한 고려 끝에 우리는 폭스뉴스 닷컴의 독자들에게 IS의 야만성을 볼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이 이 비디오의 생경함에 대한 합당한 우려를 압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폭스 뉴스가 영상을 소개하자 다수의 우파 성향 웹사이트와 언론인들이 이를 따랐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일간 데일리 뉴스는 화염이 쇠창살 안에 갇힌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집어삼키려는 순간의 사진을 실었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신문 뉴욕 포스트도 인질이 죽어가는 장면을 게재했다.

폭스 뉴스의 진행자 출신으로 현재 블레이즈 채널을 운영하는 글렌 벡은 "지금은 깨어야 할 시간"이라면서 "당신이 무엇에 맞서고 있는지를 깨닫고 이를 직시하며 악이라고 규탄해야 할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아주 특수한 여건을 제외하고는 잔혹한 죽음의 근접 이미지를 보여주어서는 안된다는 전통적 판단을 따른 매체들이 대세를 이뤘다.

화형 장면이 나오기 이전의 영상들을 캡처한 사진들을 사용한데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IS에 억류되기 이전 군복을 입은 그의 사진을 실었다.

AP 통신도 인질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가족들이 든 그의 사진을 사용했고, 뉴욕타임스(NYT) 역시 화염이 일어나기 이전에 쇠창살 밖에 서 있는 알카사스베 모습 사진을 썼다 CNN인터내셔널의 매덕스 사장은 IS가 공개하는 동영상에 대한 CNN의 정책은 거듭 진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차후에도 우리는 득실을 보고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 대해서는 "이를 보여줘야 할 편집상의 정당화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CNN머니는 폭스 뉴스의 영상 소개에 대해 일부 테러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은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스튜어트 밀러 편집국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들의 기준으로 봐도 야만적인 IS의 스너프 영화(실제 살인장면을 오락거리로 보여주는 영화)를 튼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고 비꼬았다.

반테러 전문가인 맬컴 낸스는 이 신문에 폭스 뉴스가 이 영상을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면서 알카에다와 IS의 선전조직에 협력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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