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이클 부블레, 마음이 녹아내린다 ‘관객 홀린 젠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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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워내서 몽글몽글 기분 좋은 김이 피어오르고 한 입 베어 물면 폭신폭신한 크림이 입 안 가득 휘몰아치는 슈크림 빵을 물고 있는 느낌이랄까. 마이클 부블레는 마치 구름 위에 둥둥 떠다니는 듯한 황홀한 기분을 안겨주며 첫 내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한국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해외 가수 중 한 명인 부블레는 4일 오후 9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열었다. 내추럴리 세븐의 오프닝 이후 약 20여분 후에 무대에 오른 부블레는 그 순간부터 관객들의 가슴에 커다란 하트를 투척하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짓게 하는 노래와 무대 매너로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드러냈다.

무대와 거리가 다소 먼 3층 객석까지 열기가 느껴지는 불꽃과 함께 무대 위에 등장한 부블레는 광이 나는 구두와 각이 똑 떨어지는 슈트로 말쑥한 남성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부블레의 뒤에 위치한 빅밴드 ‘팀 부블레’의 모습과 커튼은 그대로 6, 70년대의 어느 재즈바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기분 좋은 시간 여행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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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시작이었다. 부블레는 감미롭고도 힘이 넘치는 목소리는 물론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말솜씨, 음악에 몸을 맡기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자연미 넘치는 춤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부블레는 ‘피버’‘올 오브 미’‘문 댄스’‘필링 굿’‘홈’‘크라이 미 어 리버’ 등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곡 선정은 물론 다프트 펑크의 ‘겟 럭키’와 비지스의 ‘하우 캔 유 멘드 어 브로큰 하트’, 잭슨 파이브의 ‘후즈 러빙 유’, 비틀스의 ‘올 유 니드 이스 러브’ 등 자신이 사랑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선보였다.

3층 객석에서도 생생하게 들리는 부블레의 목소리와 팀 부블레 연주는 이번 첫 내한 공연에서 가장 신경을 썼다는 ‘관람 퀄리티’의 수준을 짐작케 했다. 부블레는 이날 공연을 위해 총 100여 명에 달하는 현지 스태프들을 동원했는데 공연 중간 팀 부블레를 소개하는 시간도 독특하고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전광판을 통해 마치 스포츠팀을 소개하듯 멤버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소개 됐고 부블레는 해당하는 멤버에 대해 스포츠 캐스터처럼 힘찬 소개를 했다. 소개를 받은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순서에서 현란한 연주 솜씨를 뽐냈고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이 다음에는 팀 부블레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권투 경기라도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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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레의 무대를 이야기하며 라이브로 봤을 때 관객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정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실감했다. 그런데 부블레가 이렇게 말까지 재미있게 하고 무대 매너가 친근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부블레는 관객 중에 눈에 띄는 빨간 장미를 들고 있던 여성 팬에게 다가가 함께 셀카를 찍었다. 또 객석에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던 한 남성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했다. 그에게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며 그 옆에서 함께 즐거워하는 부블레의 모습은 친근하기 그지없었다. 또 빅뱅의 태양이 부른 노래 ‘눈, 코, 입’도 짧게 부르며 한국 팬들을 위해 확실한 팬서비스를 했다. 

부블레의 무대를 보며 관객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함께 춤을 췄다. 이 시간만큼은 모두들 브불레와 함께 자신들만의 시간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블레는 그런 관객들에게 안녕을 고하며 “오늘을 잊지 않겠다. 여러분의 사랑에 가슴이 너무나 뜨겁고 감사하다. 반드시 꼭 한국에 오겠다”라고 달콤한 내일의 약속을 했다.

지난해부터 5번째 월드 투어를 펼치고 있는 부블레는 올 1월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마닐라, 홍콩,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자카르타, 도쿄 등에서 대규모 아시아 투어를 연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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