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내버스 카드단말기 잇단 먹통…불만민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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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일을 마치고 수원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버스에 오르고 10여 정거장을 지났을까.

카드단말기가 고장났다며 운전기사가 승객들에게 모두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운전기사는 승객들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하며 후속버스 이용과 환불조치에 관한 안내까지 했지만 A씨와 다른 승객들은 추운 바깥에서 다른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지난 15일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B씨도 운행 중 카드단말기가 고장 나 목적지가 아닌 다른 정거장에서 하차해야만 했습니다.

올해 들어 경기지역 시내버스에서 운행 중 작동을 멈추는 등 단말기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 불만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교통카드시스템 운영사 이비카드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시내버스에 설치된 단말기가 고장 나 수리한 경우는 모두 336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한 달간 고장으로 수리가 완료된 단말기 수는 전달보다 무려 3배 많은 1천10건에 달합니다.

버스 운수 업체 측의 단말기 고장 민원도 지난해 12월 102건에서 지난달 398건으로 4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최근들어 버스 카드단말기 고장이 부쩍 는 이유는 CCTV 등 주변장치 10여개의 정보를 한데 모아 처리해야하는 메인 단말기가 과부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주로 운전석 쪽에 설치돼 있는 해당 단말기는 출입문 주변에 설치된 카드단말기와도 프로그램 상 연결돼 있어 한번 고장 나면 카드단말기도 작동을 멈추게 됩니다.

이비 측은 지난해 12월 15일 버스 내 빈자리 표시 기능 프로그램을 단말기에 적용한 이후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처리해야하는 단말기가 과부하에 걸려 작동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버스 운수 업체 측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운행 중 단말기가 고장이라도 나면 현금이 없는 손님의 경우 요금을 받지 않고 그냥 태우기도 한다"며 "우리 업체 경우 하루에 단말기 20∼30여 대가 고장이 나는데 운전기사들이 일일이 무임승차 승객 수를 집계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정확한 손해액 조차 알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버스 운수 업체 관계자도 "한 달 넘게 이비 측에 민원을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단말기 고장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제대로 조치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비 관계자는 "버스 운수 업체 측에 단말기 AS 요원을 상주시켜 단말기 고장이 날 때마다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안정화 작업을 서두르겠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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