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퇴 동맹 '흔들'…오바마, 지상군 투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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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주도하는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S 격퇴전의 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는 반면, 국제동맹은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보안요원 중심의 미군 775명을 처음으로 이라크에 파견하면서 IS 격퇴전을 시작한 뒤 같은 해 8월 이라크 공습을 감행하고 9월에는 시리아로까지 전선을 확대했으나 IS는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세를 계속 확대하는 형국이다.

실제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도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단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S가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를 불태워 죽이는 등 미국 주도의 공습에 동참하는 국가의 인질들을 무참히 살해하면서 자국민들의 안전을 우려한 일부 동맹국이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IS 격퇴 공습에 참여 중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해 12월 알카사스베 중위가 공습 과정에서 IS에 생포된 이후 공습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핵심 우방이자 IS 격퇴를 위한 국제동맹에 처음으로 참여한 국가인 UAE가 공습 중단을 넘어 대오에서 완전히 이탈하면 미국으로서는 그만큼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국제동맹의 공습과 이라크·시리아 양국의 현지 지상군을 앞세워 IS를 격퇴한다는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내 지상군 투입 논란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지상군 투입 없는 IS 격퇴전은 승산이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나가야 국제동맹의 대오를 더욱 단단히 하면서 IS를 격퇴할 수 있다는 논리다.

2016년 대선 출마를 검토 중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앞서 지난 1일 CBS 인터뷰에서 "미국 주도 동맹의 공습만으로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절대 격퇴할 수 없다"면서 "IS를 성공적으로 격퇴하려면 약 1만 명의 미 지상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역시 NBC 방송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없이 IS를 격퇴하겠다는 구상은 '달성할 수 없는 목적'"이라고 일갈했고, 퇴임하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지난달 30일 CNN 인터뷰에서 "아마도 전투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병력 일부의 전진 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일 지상군 파병 절대 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했지만, 지상군 파병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멘과 아프가니스탄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미 언론은 앞서 미 안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친미 성향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전격 퇴진하면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 대한 드론 공습이 일시 중단되는 등 미군 예멘 내 대테러 작전이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이 지난해 말 종전을 선언하고 잔류 병력 1만800명을 내년 말까지 완전 철군하기로 한 아프간 역시 자칫 '제2의 이라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화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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