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이제 회의 불참해도 될듯"…좌중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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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의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이 4일 '비주류 투톱'의 등장으로 당분간 자신이 나서서 '쓴소리'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당직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다.

이 의원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 회의에 중진 자격으로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고언'을 쏟아내 왔다.

이 의원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함께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당도 국민의 말을 듣기보다 청와대의 말을 너무 들어서 오히려 청와대도 어려워지고 당도 어려워지지 않았느냐"면서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왔고 우리 당 대표님이나 새로 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그 점을 잘 꿰뚫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중진회의에서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을 듯하다. 참석을 안 해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은 일제히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이명박 캠프의 좌장이었던 이 의원이 당시 박근혜 캠프의 좌장이었던 김 대표와 책사였던 유 원내대표의 지도부 장악을 이처럼 환영하는 장면은 묘한 '격세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의원은 전날 김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복지 합리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잘 지적했다"고 공감했다.

이어 "담뱃세를 느닷없이 올려 2조~3조원 더 거둬들이고 연말정산으로 2조~3조원 걷어서 5조~6조원 더 걷었으면 그게 증세이지, 서민들이 정치에 후원금 준 것이냐"면서 "그것을 인정하고 복지 부분을 다시 손대든지 해야지, 서민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서 정부로 들어가는데 '우리는 증세한 적 없다'고 말하니 나라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맹자를 보면 '오십구비(五十九非)'라는 말이 있다. 60세가 돼서 보니 59세까지 사는 게 다 잘못 살았다. 그래서 60세부터 다시 살아야겠다고 하시지 않았느냐"면서 "우리 당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해온 것은 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오늘부터 새로 한다고 해야 변화, 혁신, 진보하는 것이지 지난날에 연연하고 지난날의 것을 이어가려 하면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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