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플러스] '발 끼인 버스' 앞문에 센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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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남학생이 버스에 타려다 문에 발이 끼인 채 수십 m를 질질 끌려간 사고가 있었죠.

이 학생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처럼 문 사이에 무언가를 일단 집어넣으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서 문이 자동으로 다시 열릴 거라 기대했던 건데요.

버스는 그렇게 똑똑하게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박아름 기자가 취재파일에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상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은 하차 문, 즉 뒷문에만 적용됩니다.

승차 문에는 해당하지 않아서 버스를 만들 때 굳이 돈을 들여서 앞문까지 센서를 달 필요는 없습니다.

앞문은 기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센서가 없어도 된다는 생각에 따른 겁니다.

따라서 시외 직행버스나 시외 고속버스가 아닌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는 모두 뒤쪽의 내리는 문에만 센서가 있습니다.

대신 앞문을 살펴야 할 책임은 100%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버스 기사가 경찰에 입건된 것도 승객의 추락을 방지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후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이 우선이겠죠.

아무리 급하더라도 절대로 버스를 잡으려고 무리하게 신체 일부를 들이밀거나 가방과 같은 물체를 던지지 마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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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가장 부끄러운 호칭, 어쩌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호칭 중 하나가 아마 "돌팔이"라는 호칭일 겁니다.

그런데 아예 '돌팔이'를 자청하는 편이 그나마 유리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의료 사고로 법정에 섰을 때입니다.

알고도 일부러 했다는 고의성보다는 몰라서 실수로 했다는 무능함이 차라리 덜 나쁘다고 법원은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박태환 선수에게 네비도 주사를 놓은 의사도 딱 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몰랐다로 일관하고 있는 박태환에게도 이런 식의 방어법이 통할까요?

의학 전문기자 조동찬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박 선수가 정말로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네비도의 반감기가 3개월인데 마지막으로 주사를 맞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팬퍼시픽 수영대회에 당당히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우승하면 도핑검사의 대상이 될 게 뻔한 데 마치 폭탄을 들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듯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무방비로 대회에 나섰던 겁니다.

게다가 지난해 9월이나 10월 즈음이면 이미 양성 판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선수는 이후에도 숨기는커녕 오히려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방송 활동을 활발히 했습니다.

진짜로 몰랐었나 하고 믿어줄 수도 있는 대목인 겁니다.

하지만 그가 설령 몰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선수의 경우는 의사와 달라서 무지함이란 방패 뒤에 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도핑 테스트에서 걸린 다른 선수들 대부분이 하도 몰랐다는 말을 많이 한 탓에 선수 본인으로 하여금 금지 약물인지를 살필 의무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문제가 된 남성호르몬 약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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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요르단 출신 전투기 조종사를 화형하며 또 한 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그들의 속성을 만천하에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극단적인 세력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넘어간 고등학생이 있었죠.

당시 이 김 모 군의 행방의 단서를 찾기 위해 실종 이후의 행적뿐 아니라 평상시의 성격과 생활부터 가정사까지 많은 것이 언론에 공개됐었는데요.

특히, 김 군의 친구들과 이웃, 그리고 가족을 취재해야 했던 류란 기자는 비록 김 군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긴 하지만, 우리 누구나 10대 시절은 그만큼 순수하면서도 연약하고 위태로웠단 점을 떠올렸습니다.

김 군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고, 미안하기까지 했던 심경을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류란 기자/ SBS 시민사회부 : 개인적으로 취재는 완료됐고, 기사도 나갔지만, 많이 고민이 되고 신경이 쓰이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 부모님이 상당히 큰 상처를 받으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자의 솔직한 마음이 육성을 통해 들으니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이죠.

SBS가 이번 달부터 새롭게 오디오 취재파일을 시작했습니다.

운전할 때나 운동할 때 텍스트로 읽기 어려울 때 편하게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말과 음악으로 제작했는데요.

인터넷 홈페이지뿐 아니라 팟캐스트로 내려받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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