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오늘(2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문에서 통진당 주도세력 명단 등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직권으로 삭제·정정 조치했습니다.
헌재가 결정문 내용을 사건 당사자 신청 없이 고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심판 결정문에서 오류가 발견되면서 지나치게 부주의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는 오후 보도자료에서 "판결 경정에 관한 민사소송법 211조 등에 의해 결정서 48쪽의 윤원석 관련 부분, 57쪽의 신창현 관련 부분을 각 삭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헌재는 작년 12월 19일 선고한 결정문에서 윤원석 씨와 신창현 씨가 `내란 관련 회합'에 참석했다며 통진당 주도세력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명뿐만 아니라 지위, 경력 등을 열거했습니다.
두 사람은 헌재 결정 직후 회합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반발했습니다.
지난 26일에는 "허위 사실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헌법재판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소장에서 "공안당국이 수사할 수 있다는 불안에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가족도 주변으로부터 의심에 시달린다"며 "예측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 씨는 헌재 결정과 관련, "한 달 가까이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다"며 "당사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결정문만 수정하면 그만인가 싶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7가지 부분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위원 안○○'을 '강사 안○○'으로, '1천 인 이상'을 '시·도당별 1천 인 이상'으로 고쳤다.
'한청년단체협의회'를 '한국청년단체협의회'로 바꾸는 등 오타도 있었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결정문 작성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통진당 대리인단이 조만간 결정문 오류를 지적하는 평석을 출판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