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첫 흑인 여성' 린치 법무장관 인준 청문회

무난하게 상원 관문 통과할 듯…경찰·의회 관계 개선 약속


미국 상원은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에릭 홀더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된 로레타 린치(56·여)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개시했다.

린치 지명자는 무난하게 인준 관문을 통과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법무수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찰제도 개선이나 대 의회 관계 등을 놓고 공화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 공세가 예상된다.

뉴욕 동부연방지검 검사장인 린치 지명자는 이날 상원 법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경찰 및 의회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법사위나 상원, 그리고 의회 전체와 상호 존중 및 헌법적 균형에 근거해 새롭고 진전된 관계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며 "진실성과 독립성의 원칙에 따라 직무와 책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6년간 법무부를 이끌었던 홀더 장관이 동성결혼 및 마리화나 합법화나 경찰의 흑인에 대한 처우 등의 현안에서 오바마 대통령 쪽에 너무 기울어 공화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을 의식한 답변이다.

공화당으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호위대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홀더 장관은 지난해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격 사망하게 한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와중에 사의를 표명했다.

린치 지명자는 답변서에서 "경찰 당국과 시민 공동체 간 긴장과 분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상원 인준을 받으면 미국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이 관계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원까지 장악한 공화당의 일부 의원은 린치 검사가 법무장관으로 지명되자 그의 비당파성과 인상적인 경력 등을 들어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공방이 일더라도 상원 전체회의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나고 자란 린치 지명자는 흑인 여성이라는 비주류 배경에도 굵직한 사건들을 강단 있게 처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 아이티 이민자 출신 애브너 루이마가 뉴욕 백인 경관 저스틴 볼페로부터 성고문을 당한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 세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상원 인준을 받아 법무장관으로 취임하면, 흑인 장관으로는 홀더 현 장관 이후 두 번째고, 여성으로는 1993∼2001년 재임한 재닛 리노 전 장관 이후 두 번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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