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0㎝ 온다더니…" 빗나간 기상청 눈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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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7일)부터 오늘(28일) 사이 강원 영동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오늘 오전 8시 30분에 강릉, 양양 2개 시·군 평지에 대설주의보를 발표할 때만 해도 오늘 오후까지의 예상 적설을 5∼10㎝로 예보했습니다.

이는 앞서 어제 오전 예보한 오늘까지의 평균 적설 10∼20㎝, 최고 30㎝를 하향 조정해 발표한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오전 11시 대설주의보를 해제하면서 함께 발표한 단기예보에서는 예상 적설이 1∼3㎝로 또다시 조정됐습니다.

오후까지 예보된 눈도 정오를 전후해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그친 상태입니다.

이에 어제부터 이틀간 강원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산간 지역인 삼척 8㎝, 동해 4.5㎝, 강릉 3.5㎝, 속초 3.0㎝, 대관령 2.7㎝, 고성 2.5㎝, 양양 1㎝ 등에 그쳤습니다.

산간 쪽인 북강릉에 10.3㎝가 내리긴 했지만, 나머지 지역은 5㎝도 쌓이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은 대설 예비특보를 연이어 연기하며 혼란만 더 가져왔습니다.

영동 지역의 대설 예비특보는 애초에 어제 아침(06∼09시)으로 지난 26일 예고됐습니다.어제가 되자 기상청은 당일 낮(09∼15시)으로 특보를 한 차례 연기했고, 이후 일부는 해제하고 일부는 이튿날인 오늘 오전(06∼12시)으로 또다시 연기했습니다.오늘 오전 11시 기상 통보에서는 강릉, 양양 평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특보 발표 가능성이 적어졌다며 대설 예비 특보를 모두 해제했습니다.

예보가 빗나가자 폭설에 대비해 밤새 비상근무를 서거나 기다린 지자체 공무원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원도는 제설장비 173대와 제설 인원 200명 중 일부를 삼척 등 영동 지역에 투입해 제설 작업을 펼쳤지만, 눈이 적게 오면서 대부분은 밤새 기상 특보만 주시하며 대기해야 했습니다.

속초시 등 영동지역 시·군청과 도로공사는 어제 오후부터 주요 국도와 간선 도로 등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지점에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미리 뿌렸지만 결국 허탕을 쳤습니다.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한 공무원은 "폭설이 내리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예보가 빗나가 좀 허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기 예보에 민감한 숙박 업소들은 예약이 취소되는 사태를 빚었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 인근의 한 콘도 관계자는 "특히 수도권 지역 손님들이 눈이 어느 정도 오고 있는지 전화로 많이 물었고, 아예 예약을 취소한 분들도 꽤 됐다"면서 "이번 주가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끝나는 주라 가족단위 손님을 받을 마지막 시기인데 장사를 망쳤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최근 겨울 가뭄이 이어진 가운데 눈 소식에 한시름 덜 것으로 기대했던 농민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실제로 폭설이 내릴 만한 기상 조건이 형성된 점에 근거해 대설 예보가 이뤄졌지만, 예상보다 동풍이 약해 눈구름이 약하게 생성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영동 지역의 눈은 차가운 동풍이 따뜻한 동해를 지나며 습기를 머금고 태백산맥에 충돌, 이로 인해 강력한 눈구름이 만들어지면서 큰 눈으로 내리게 됩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해상 쪽에는 눈이 많이 내렸으나 동풍이 많이 약해지면서 해안과 산간까지 못 들어와 예상보다 눈이 적게 내렸다"면서 "전날 오후 내린 눈도 진눈깨비여서 쌓이지 않고 녹아 적설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기상청은 31일 오전 동풍의 영향으로 영동에 또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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