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과외제자 살해 사건' 피고인이 여검사에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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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과외제자 살해 사건'의 피고인이 수사를 담당한 여검사에게 장문의 손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피고인이 '또박또박'한 글씨체로 담당 검사에게 직접 써 보낸 편지에는 엄청난 범행을 저지른 데 대한 자책과 회한의 심정이 담겼습니다.

교생실습을 갔던 고등학교에서 알게 된 10대 제자와 원룸에서 동거하며 공부를 가르치던 중 화상을 입혀 숨지게 한 이 사건은 이해할 수 없는 범행 동기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 A(31·여)씨는 2013년 6월 26일 오후 3시 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제자 B(당시 17세·고교 중퇴생)군을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화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B군이 성폭행을 시도해 저항하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B군과 서로 호감을 느끼고 이성교제한 친구 C(30·여)씨의 부탁을 받고 B군의 공부를 봐주던 중 성적이 오르지 않자 C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항소심 재판 중인 지난해 담당 검사인 인천지검 서정화(36·여·사법연수원 38기) 검사에게 A4용지 3장짜리 손 편지를 보냈습니다.

A씨는 편지에서 "재판이 끝나고 후송버스를 타고 내려오면서 두 분을 보았습니다. 쓸쓸하게 담배 피우시면서 혼자 법원을 내려오시는 00(피해자)아버님 그리고 엄마.."라고 썼습니다.

이어 "이렇게 큰 죄를 저지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 죄송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멀어지는 그 분의 뒷모습을 쫓아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또 "차가 우회전하면서 엄마가 법원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를 위해서 산다던, 제가 불쌍하다고 울던 엄마지만 다시 예전의 엄마를 대하듯 살 수 있을지 저 또한 알 수 없기에 너무 슬펐습니다"라고 후회했습니다.

A씨는 자신을 수사했던 서 검사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토로했습니다.

A씨는 "제가 힘들 때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죄인이지만 가슴 아프게 좋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라고 썼습니다.

이어 "어떻게 (재판) 결과가 나오든지 받아들이고 교도소 생활 바르게 잘 하겠습니다"라며 힘든 수감 생활을 이겨내겠다고도 했습니다.

A씨를 수사했던 서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피의자로부터 감사 편지를 가장 많이 받는 검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세대 간호학과 출신인 서 검사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소년범들에게 자기계발서나 검정고시 교재 등을 선물하며 처벌뿐 아니라 재기를 도왔습니다.

서 검사는 "초임 검사 시절 한 선배로부터 '국회의원도 구속하고 재벌총수도 수사할 수 있지만 한 명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검사가 돼라'는 말을 들었다"며 "죄를 지은 피의자들이 다시 힘을 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C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역시 복역 중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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