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년 전 이라크 전사들도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겪어


현대 이라크 전의 참전 병사들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것이 아니라 3천여 년 전 고대 이라크에서 활약하던 전사들도 PTSD를 겪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BC 490년 그리스-페르시아 간 마라톤평원 전투에서 첫 PTSD 기록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대의 PTSD' 제목의 논문은 그보다 훨씬 앞선 BC 1300년대 PTSD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BBC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아시리아 왕조가 BC 1300년부터 609년까지 통치하던 메소포타미아(현 이라크)의 전사들이 PTSD를 겪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당시 문서를 보면 페르시아만 북쪽 엘람 지역의 고대 왕국을 다스리던 왕이 '어떻게 마음이 변했는가'에 관해 언급했는데 '마음의 변화'는 달리 말해 그가 불안해 한다는 것, 즉, PTSD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시리아 전사들은 3년마다 전투에 투입됐으며 이것이 PTSD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논문은 "전투를 앞두고 부상과 죽음에 직면해 있던 고대 병사들은 더욱 견고해지고 날카로워진 칼, 빗발치듯 날아오는 돌덩어리, 쇠촉이 달린 화살이나 불화살 등에 겁먹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죽을 가능성,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도 심리적 상흔(트라우마)의 주 요인이 됐을 것"이라며 "지금은 수술로 치료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부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고대 전투의 이런 요인들이 PTSD, 또는 다른 정신적 불안정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글리아 러스킨대의 '참전자와 가족 협회' 책임자 겸 연구 논문 공동저자인 제이미 해커 휴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른 시점에서 첫 PTSD를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구 결과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고대 전사들에게 PTSD가 분명히 나타났다. 이 시기는 그리스·로마보다 훨씬 전이고, 아브라함과 다윗·솔로몬 등 구약에 나오는 왕들의 시대보다 더 앞선다. 이집트 파라오 시기와 동시대"라고 설명했습니다.

휴즈 교수는 또 "문명이 태동하던 시기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그 장소도 걸프·이라크 전 등 최근의 충돌 현장이라는 점이 특이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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