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대통령궁 장악 후티는 알카에다 경쟁세력


예멘 대통령궁을 장악한 반군 후티는 소수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로, 예멘 북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후티는 2004년부터 간헐적으로 정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당시는 34년간 장기 집권을 해 온 독재자이자 미국의 협력자인 알리 압둘라 살레가 대통령이던 시절이었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이후 후티 지도자였던 후세인 알후티는 대중의 분노를 이용해 살레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알후티가 사망한 뒤에도 그의 추종자들은 2010년 정전 때까지 사다 북쪽 지역에서 싸움을 이어갔다.

200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에 맞서 예멘 접경지역에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랍의 봄'이 맹위를 떨치던 2012년 살레 대통령이 쫓겨나고 오랫동안 그의 밑에서 부통령을 지냈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가 권좌를 물려받았다.

걸프 국가들과 서방의 개입으로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이었다.

이때부터 후티는 수니파 테러조직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와 경쟁할 정도로 본격적인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지지자들은 후티가 만연한 부패를 몰아내고 아랍의 봄 이후 예멘에 안정을 가져오기를 바란다.

후티는 지난 9월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급진적인 정치 개혁을 약속했지만 거의 매일 같이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10월에 열린 한 행사에서는 폭탄공격으로 40명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벌어졌다.

예멘 관료들과 외교관들은 현재 압둘 말리크 알후티(33)가 이끄는 후티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후티는 이란과의 연계성을 부인한다.

예멘 정부는 후티에 지원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제 무기가 실린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예멘 정부는 후티가 몇몇 부처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하면서 최근 몇달 새 더욱 힘이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같은 인근 경쟁국들의 개입은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고 NYT는 전했다.

알카에다도 후티를 지목해 혹독한 반 시아파 언사를 쏟아내면서 분파주의에 따른 유혈사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하디 대통령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왔다.

후티가 예멘 내 알카에다 목표물에 대한 미국의 무인기 공격을 강하게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 중 적어도 한 명이 예멘에서 훈련받았다는 사실은, 서방이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 없이 대 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준다고 NYT는 했다.

예멘은 어린이 영양실조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일 정도로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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