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개발 호재 탄 용산, '용틀임' 시작?


지난 18일 정부가 투자활성화 방안으로 용산 주한미군 이전부지의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최근까지 냉랭하던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료 등으로 강남에 이은 최고의 투자처로 각광받던 용산은 최근 몇 년간 '잠재력은 있으나 투자 위험이 큰' 계륵같은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미군이전 부지 개발은 지지부진하고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부침을 거듭하다 결국 좌초하면서 상승 동력을 잃고, 투자매력도 상실한 것입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거품기였던 2006년 한해 무려 28.62%나 올랐던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2010년(-1%)에 첫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더니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3.3㎡당 2천593만 원(2009년)에 달하던 아파트값도 1월16일 현재 2천231만 원으로 3.3㎡당 360만 원 넘게 빠졌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에도 용산구는 1.65% 떨어지며 서울 전체 지역구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기대감속에 분양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용산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주상복합아파트도 주변 시세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경쟁력이 떨어지며 미분양이 수두룩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18일 발표한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불을 지폈습니다.

끝없이 추락하던 용산 부동산 시장에 모처럼 개발 호재가 떨어진 것입니다.

정부는 서울시 등 관계기관 간의 이견 등으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용산 주한미군 이전부지에 대해 부지 개발방식을 빨리 확정하고,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조기에 양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또 미군의 평택 이전비용 마련을 위해 복합개발을 하는 유엔사 부지는 오는 4월까지 개발계획을 확정해 투자금을 유치하고 캠프킴 부지는 2017년까지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800%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용산 조기개발 발표 이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용산 한남뉴타운 일대도 투자 문의가 늘어나는 등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한남동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이 그동안 사업추진이 더뎌 거래가 정체된 분위기였다"며 "용산 개발을 계기로 뉴타운 지분 투자에 다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문의 전화에 비해 아직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중개업소의 전언입니다.

국제업무지구 좌초 이후 나타난 일종의 학습효과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4월 유엔사 부지의 개발계획이 확정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올해 용산 일대 집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용산의 주택은 주로 투자수요, 신혼부부, 은퇴계층, 외국인 등이 관심을 갖는다"며 "주택보다는 용산 상업지역부터 선취매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함 팀장은 또 "주택의 경우 당장 매수세가 늘거나 집값이 급등하진 않을 것으로 보여 장기 투자를 각오해야 한다"며 "다만 이번 호재가 추가 하락을 막는 지지선 역할은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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