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수사로 드러난 '터키 실종' 김 군의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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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자취를 감춘 한국인 김 모(18)군의 실종 당일 행적이 그가 투숙한 호텔 주변 CC(폐쇄회로)TV 기록 등을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가 전한 터키 경찰의 수사내용에 따르면 김 군이 동행인 홍 모(45)씨와 함께 터키 남동부 소도시 킬리스의 한 호텔에 투숙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저녁.

홍 씨와 함께 이 호텔에서 1박을 한 김 군은 이튿날인 10일 오전 8시 배낭 하나만 맨 채로 호텔을 나섰습니다.

그는 호텔 맞은편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수 분간 서성거리다 오전 8시25분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남성 한 명과 만났습니다.

이 남성은 아랍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평범한 외모의 인물로, 시리아 번호판을 단 검정색 카니발 차량을 대절해 타고 나타났습니다.

그가 차량에서 내리면서 김 군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을 하자 김 군이 다가가는 장면이 호텔 주변 CCTV 화면에 담겼습니다.

이 차량은 시리아인 운전사가 운영하는 불법 택시로, 김군 과 만난 남성은 앞서 오전 7시30분 차에 다가와 '오전 8시30분 모스크 주변으로 와 달라'고 운전사에게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김군과 이 남성을 태우고 오전 8시30분 출발한 차량은 킬리스에서 동남쪽으로 18km 가량 떨어진 베시리에 마을을 향해 달렸습니다.

시리아 국경과는 5km 남짓 떨어진 곳입니다.

킬리스 도심에서 정남쪽으로 4㎞ 정도 거리에 있는 왼쥬픈나르 국경 검문소가 아닌 동쪽을 향한 것입니다.

터키 현지 경찰이 확보한 택시 운전사의 진술 등에 따르면 이들은 25분 가량을 달린 뒤 베시리에 마을에 있는 시리아 난민캠프 주변에서 차를 내렸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김 군과 남성은 전혀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차 이후 이들의 행적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시리아인 택시 운전사는 이들이 하차한 뒤 자신은 돌아왔으며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터키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터키 경찰은 시리아 난민촌을 비롯한 베시리에 지역에서도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들이) 난민 캠프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당국자는 "(김 군이) 시리아로 월경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면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국내적 파급 효과가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는 현재 우리 정부가 여권사용제한국(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하고 있어 방문 전에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를 어기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을 받습니다.

다만, 외국의 특정 집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여기에 대한 가입 자체를 처벌할 국내법적 근거는 현재로서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 결과를 정리한 결의 2174호에서 외국인테러전투원(FTF) 가담에 대한 법과 제도를 각국이 정비하도록 했고 저희가 그런 국내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해외 테러단체 가입 자체를 우리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사례가 없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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