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법' 약발 다했나…재건축 시들, 전세만 활활


연초에 상승 조짐을 보이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다시 주춤해졌습니다.

지난해 말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3법' 통과로 호가가 오르고 매물이 회수되는 등 기대감을 보였지만, 열흘이 채 못가 매수 문의가 급감하고 거래도 줄어든 겁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는 연초 대비 호가가 1천만원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호가가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올라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주부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이 아파트 36제곱미터의 경우 이번달 초 6억1천만∼6억2천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들어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현재 1천만원 떨어진 6억원 선에 매물이 나옵니다.

42제곱미터는 연초에 7억원까지 팔렸지만 현재 6억9천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지난해 말 2천만∼3천만원가량 호가가 오른 뒤 최근들어 거래가 안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신 5차, 한양 아파트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서초구 잠원동 일대도 호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거래가 드물긴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약발'이 기대 이하인 것에 대해 최근 주가 하락 등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는 당장 거주 목적인 실수요보다는 여윳돈으로 구매하는 전형적인 투자 상품이어서 금융시장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는 장래 집값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반면 전세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이주와 학군, 신혼부부 수요 증가, 월세의 전세 전환 등으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주간 변동률은 0.27%로, 2009년 9월 둘째 주 0.33% 이후 5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건축에 비해 잠잠했던 일반아파트 값도 지난주 0.04%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시장에 보증부 월세가 넘치고 전세물건은 귀하다 보니 세입자들 일부가 집을 구매하는 것 같다"며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으로 일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 당분간 매수-매도자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자들이 관망하고, 거래가 안 돼 호가가 떨어지면 매수가 시작되는 겁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팀장은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손익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재건축 규제는 이미 다 풀렸고 추가로 내놓을 대책도 없어서 앞으로는 각 재건축 단지의 자체 재료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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