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에는 펜' 아랍 만평가들, 샤를리 사건 비판 만평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과 관련해 아랍국가 만평가들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만평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테러 사건 직후부터 서방 언론에서 샤를리 에브도를 지지하는 만평이 쏟아지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데 대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각종 아랍계 사이트, 트위터 등에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만평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을 대하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의 이중성도 아랍권 만평의 비판 소재로 대두됐다.

한 유명 아랍어 뉴스 사이트에는 각각 '안티 무슬림'(반 이슬람), '안티 세미티즘'(반 유대주의)이라는 제목의 만평이 나란히 실렸다.

'안티 무슬림'이라는 제목의 만평에선 유럽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의 입에서 독사가 나오는 반면, '안티 세미티즘'이라는 만평에서는 같은 남성의 입에 '다윗의 별'(유대교와 이스라엘의 상징)이 새겨진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이는 이슬람 모독은 용인하면서 반 유대주의는 금지하는 서방사회의 이중적 태도를 풍자한 것이다.

실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한 샤를리 에브도에 대해 줄곧 옹호적 태도를 보여온 프랑스 당국은 지난 14일 유명 코미디언 디외도네에 대해선 반 유대주의적 발언으로 테러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 이중잣대 논란을 일으켰다.

카타르 유력 일간지 알아랍의 최근 만평에는 '저널리즘은 범죄가 아니다.

난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풍자한 만평들도 여럿 눈에 띈다.

한 터키 만평가가 그린 만평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로 들어오는 프랑스 이민자 행렬을 맞이하려고 레드카펫을 펴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또 다른 만평에서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샤를리 에브도 희생자들의 무덤 앞엔 화환을 놓으면서도 지난해 여름 가자전쟁 때 희생된 이름 모를 '순교자'들은 무시한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15일 알자지라 방송이 실은 만평에선 체포된 기자들이 갇혀 있는 철창 위에 걸터앉아 있던 한 아랍 통치자가 '나는 샤를리다'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눈물을 훔치며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지난 11일 파리에서 열린 샤를리 에브도 테러 규탄 가두행진에 이집트, 터키 등 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한 것을 풍자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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