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막내 보너스? 정산 끝나면 바로 입금"

* 대담 : 윤제균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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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영화 <국제시장> 천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 지난 2009년에는 영화 <해운대>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죠. 한 관객이 두 편이나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건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뿐만 아닙니다. 아주 훈훈한 소식도 같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윤제균 감독은 영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 막내 스탭까지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요. 자, 그 약속이 지켜질지도 관심입니다. 윤제균 감독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감독님 나와 계십니까?

▶ 윤제균 감독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혹시 밤 사이에 천만 관객 돌파한 건 아니죠?

▶ 윤제균 감독

네, 오늘 밤이나 아마 내일 오전 중으로 천만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난 12월 17일 개봉했으니까 아직 한 달도 안됐는데요. 미리 축하드리겠습니다.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 윤제균 감독

네, 사실 이번 같은 경우는 뭐 기쁘고 행복하다고 그런 것보다 일단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영화 처음 시작 자체가 사실 <국제시장> 같은 경우는 저희 부모님, 부모님 세대에 대해서 어떤 헌사로 시작했던 영화이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께서 좋아해주실지 잘 몰랐었는데, 너무 많이 사랑해주시고 해서 지금은 너무너무 감사드리는 마음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영화가 잘 될지는 예상하지 못하셨던 모양이네요?

▶ 윤제균 감독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버지를 떠올리며 영화를 만들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 윤제균 감독

네, 저희 아버님께서 저 대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는데, 어느 부모님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평생을 자식, 가족을 위해서 일만 하시다가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땐 제가 어려서 그랬는지 아버님한테 “참 수고하셨다, 감사드립니다” 이런 말씀을 못 드렸어요. 그래서 그게 이제 한이 되어서, 평생 마음속에 응어리가 돼서 남아있었는데. 언젠가는 아버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겠다는 게 <국제시장>이란 작품의 시작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영화 속에서 보면, 자식들이 아버지랑은 대화가 안 된다고 투덜거리잖아요?

▶ 윤제균 감독

네. (웃음)

▷ 한수진/사회자:

그런 모습도 아마 감독님의 모습이었던 모양이에요?

▶ 윤제균 감독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국제시장> 개봉 이후에 정치적인 논란도 많았잖아요? 흥행면에서는 오히려 그런 논란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감독님 입장에서는 어떠셨어요?

▶ 윤제균 감독

사실 좀 아이러니한 부분은 있어요. 이런 정치적인 논란 자체가,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이 영화를 만든 의도랑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좀 상처도 많이 됐는데. 어찌됐든 결론적으로는 논란이 많은 분들에겐 관심이 되어서 결국 흥행에는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더 말씀을 많이 해주시니까. 이게 좀 아이러니하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영화를 둘러싸고 이런 정치적인 논란들이 곧잘 일어나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제균 감독

저는 이게 어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특성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결국 영화라는 게 만든 사람, 즉 감독의 의도와 보시는 관객들의 해석에는 분명히 차이가 날 수 있지 않을까? 국제시장을 만든 저의 의도는 사실 어떤 소통과 화합을 생각을 하고 만들었는데, 결국 본의 아니게 이게 소통과 화합이 아니라 논란과 갈등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대다수의 많은 관객 분들께서는 저의 의도, 진정성, 부모님 세대에 대한 감사, 이런 마음을 알아주시고. 일부 평론가와 정치 쪽에서 좀 다른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보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일부에서는 그런 정치적인 시선을 보내기는 했지만, 대다수는 감독님의 뜻을 공감해준 것 같다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지금 <국제시장>을 보면 굵직한 현대사들이 다 담겨 있잖아요. 6.25 전쟁도 그렇고 월남전도 그렇고, 이산가족 상봉도 다 나오던데요.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 윤제균 감독

아무래도 흥남철수 같은 장면 경우 찍을 때, 사실 힘이 많이 좀 들었던 부분인데. 그 당시 상황을 또 경험하셨던 분들이 지금 많이 살아계시잖아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재현을 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어요. 그 당시 고증 자료, 사진, 그 다음에 인터뷰 등을 가지고 그대로 재현을 하고 싶은데, 사실 그대로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우리나라에 현재 남아있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바다 쪽 해변 같은 장면 같은 경우는 바다 쪽으로는 찍을 수 있지만, 카메라를 내륙 쪽으로 뒤집으면 신식건물 없는 데가 단 한군데도 없었기 때문에, 어떡하든지 그대로 재현해야 되겠다 싶어서. 육지 쪽으로는 CG,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메러디스 빅토리호 상선 같은 경우도 그냥 세트로만 찍기에는 너무 힘이 들고. 실제 그렇다고 바다에 떠 있는 큰 상선에서 찍을 수도 없고 해서 정박해 있는 부산 감천항에 있는 실제 큰 상선, 일산에 있는 수조세트에서 찍어서 합성을 했고. 미군이 철수하는 그런 장면은 또 해군의 협조가 있어야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복잡하고 그래서 결국 태국 해군의 협조를 받아서, 미군들이 철수를 하는 건 태국에서 찍고, 그래서 총 한 4군데 찍은 걸 다 합성을 해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아마 제일 힘들고 공을 들인 장면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군데에서나 촬영을 했군요. 그게 또 다 합성이 된 거고요. 감독님, 영화이야기도 계속 나누고 싶은데요. 지금 또 화제가 되고 있는 게 천만 관객 넘으면 막내 스탭에게까지 보너스 지급하겠다, 공언하신 건데요. 이게 통장에 언제 입금이 되는 건가요? (웃음)

▶ 윤제균 감독

(웃음) 사실 뭐 정산은 영화 개봉이 끝나고 다음에 한 두 달이나 세달 정도 있으면 제작사로 정산이 돼요. 정산이 되면 바로.

▷ 한수진/사회자:

죄다 입금이 되겠군요?

▶ 윤제균 감독

네, 인터뷰에서 말씀 드린 대로 막내스탭한테까지 다 지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보통 보면 관객이 많이 들더라도 감독이나 배우들만 런닝개런티 나누잖아요. 스탭들의 처우를 고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어요?

▶ 윤제균 감독

이번 <국제시장>을 작업을 하면서 특히 막내 스탭들, 밑에 있는 스탭들이 고생하고 있는 데 대해서 조금이나마 같이 고통을 분담을 한다고 해야 하나, 좀 처우를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되게 많이 있어서요. 표준근로계약서를 영화에서 막내스탭까지 처음으로 적용해서 작업을 했었어요.

표준근로계약서라는 게 결국은 크게 4가지인데. 하루에 12시간 이상은 촬영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촬영을 12시간 넘어가게 되면 초과수당을 지급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쉰다, 그 다음에 4대보험을 막내스탭까지 다 적용을 한다, 이 표준근로계약서 해서 작업을 했고. 그렇게 해서 같이 고생을 했던 저희 스탭들, 그리고 특히 생각만큼 많은 돈을 받지 못하는 어린 스탭들한테, 그래도 영화 일을 하면서 상식적으로 열심히 일하면 보답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본보기가 되고 싶고, 그렇게 해서 보너스를 주겠다고 방송에서 공언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보면 표준근로계약서가 굉장히 당연한 일인데, 영화계에선 이뤄지지 못했단 말씀이시죠?

▶ 윤제균 감독

네, 그렇죠.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 드라마, 참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 젊은 친구들이 ‘열정페이’라고 하죠. 그런 열정을 담보삼아서 희생을 강요하는 부분이 있긴 한데. <국제시장>이 거기에 조금이나마 또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영화계 전반으로 확산이 잘 됐으면 좋겠고요. 그런데 솔직히 감독으로서는 좀 불편하셨죠? 어떤가요? (웃음) 밤새서 찍고 싶은데도 못 찍고 말이죠?

▶ 윤제균 감독

(웃음) 네, 맞습니다. 제가 하자고 해서 처음 시작을 했는데, 또 그걸 제가 안 지킬 순 없으니까. 사실 하루에 12시간 안에 목표로 했던 분량을 다 찍어내려면 너무나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되고. 또 현장에서 이제 바꿔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많으니까 감독 입장에서는 힘이 들긴 들었지만, 또 많은 스탭, 배우 분들이 너무나 행복해하고 인간다운 환경에서 촬영을 하니까 사실 모든 사람들이 촬영하면서 되게 행복했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모두가 행복해했다, 그렇죠, 영화를 만드는 작업도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제균 감독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천만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만나봤습니다.

▶[취재파일] 국제시장 조연들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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