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대인들 '불안'…'이스라엘로 떠나야 하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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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인질극이 발생,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프랑스 유대인의 귀국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하자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 유대인에게는 자국이 고국이라면서 안심시키려 애썼습니다.

유대계프랑스인연합의 로제르 퀴키에르망 회장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서구를 공격하려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은 언론인, 표현의 자유, 유대인 등 일부 목표물을 설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습니다.

실제로 9일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에 침입한 인질범 아메디 쿨리발리는 사건 당시에 한 TV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지키고 유대인을 목표로 삼고 싶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쿨리발리는 애초 인근 유대인학교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또 다른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학교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이를 조사하러 온 여성 경찰관을 쏘고 나서 다음날 사건 현장에서 15분 거리의 식료품점에 대신 침입했다는 것입니다.

쿨리발리는 식료품점에서 인질 4명을 살해하고서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이들 4명의 프랑스 내 유대인들은 오는 13일 예루살렘의 감람산 공동묘지에 매장될 예정이라고 유대인 공동체 소식통이 AFP 통신에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 이후 파리의 유대교 대회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무장 경찰관들이 유대교 회당과 마을의 주요 시설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 한 유대인 마을에서 줄곧 살아왔다는 이츠하크(24)는 인디펜던트에 "상당수 유대인이 프랑스 내 반유대주의가 거세진다고 판단, 이스라엘로 거처를 옮기는 방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유대인 레이철 바크먼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에 관한 견해가 어떠하든 간에 그들(테러리스트들)은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살해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파리 인질 사건 이후 "프랑스와 유럽의 모든 유대인에게 이스라엘은 기도하는 방향일 뿐 아니라 여러분의 고향이라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이스라엘에 이민을 희망하는 모든 유대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발스 프랑스 총리는 10일 파리 식료품점 사건 현장을 방문해 "유대인이 없는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면서 불안에 떠는 유대인들을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발스 총리는 이어 "프랑스에는 유럽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돼 있다"면서 "유대인이 프랑스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1∼10월 프랑스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범죄는 전년보다 2배 늘어났습니다.

같은 해 여름 일어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사태가 반유대주의 정서를 자극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됩니다.

AFP, 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대인은 50만∼60만명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이중 작년 한 해 동안 7천여 명이 프랑스를 떠나 이스라엘로 갔습니다.

이는 2013년 수치의 두 배에 이르며, 관련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2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인 가운데 프랑스 출신이 가장 많았습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9일 연설에서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식료품점 공격을 초래했다고 강조하면서 "프랑스는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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