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벤치마킹하던 제천 낙엽 수매 중단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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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의 낙엽 수매가 시행 2년 만에 잠정 중단됐습니다.

산불 예방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 양질의 퇴비 확보라는 '1석 3조'의 효과가 부각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 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것을 떠올리면 제천시의 결정은 전혀 뜻밖입니다.

제천시는 특수시책으로 추진해 온 낙엽 수매를 중단하기로 하고, 올해 관련 예산도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시는 2013년부터 봄·가을철 산불 예방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낙엽을 걷어 퇴비로 활용하는 낙엽 수매를 해왔습니다.

낙엽 5㎏짜리 1포대를 1천500원에 사들여 톱밥과 발효균(EM)을 섞어 퇴비로 만든 뒤 시 직영 꽃묘장의 거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가 사들인 낙엽 양은 2013년 6만 7천140포대, 지난해 11만 3천포대에 달했습니다.

2년간 소요된 예산도 3억 5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이런 시책이 알려지자 시민의 호응은 물론 이 사업을 벤치마킹하는 전국 지자체도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애초 사업 취지와 달리 직업 삼아 낙엽 수거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사람당 한 달 평균 150만 원 정도만 벌어가도록 제한을 뒀지만 다른 사람 이름을 사용하거나 가족을 동원하는 사람이 생겨나면서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했다는 게 시의 설명입니다.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전문 낙엽 수거꾼들이 무분별하게 거둬들인 낙엽은 상태도 좋지 않아 양질의 퇴비를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는 상·하반기로 나눠 수매를 실시하려 했으나 수매 희망자들이 몰리면서 상반기에 전체 예산이 소진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양의 낙엽이 들어오면서 이를 쌓아둘 공간 확보도 문제가 됐습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사업 취지가 변질된 상황에서 낙엽 수매를 계속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해까지 거둬들인 낙엽은 퇴비화해 활용하겠지만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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