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 태업 중?…체포 건수 급감


뉴욕 경찰이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의 '경찰 개혁'에 반발하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뉴욕 시내에서 발생한 용의자 체포 건수가 확연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12월 이후 뉴욕에서 경찰에 체포된 건수가 전년보다 매우 감소했다면서 최근 뉴욕시장과 일선 경찰 간 갈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7일(현지시간) 시사했습니다.

작년 1월부터 뉴욕시를 이끄는 더블라지오 시장은 경찰 재교육 등을 통해 경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효율적인 공무 집행을 방해할 수 있다며 내심 불만을 표시해 왔습니다.

특히 작년 12월 브루클린에서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이 무장 흑인에게 사살된 이후 경찰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살해된 경찰관 장례식에서 더블라지오 시장이 나타나자 일선 경찰들은 등을 돌려 버리기도 했습니다.

또 살해된 경찰관의 장례식 바로 다음날인 5일 브롱크스에서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용의자의 총에 맞아 부상하는 일이 뒤 따르자 일선 경찰의 더블라지오 시장에 대한 불신은 더 높아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주 뉴욕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한 건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44%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주차위반 티켓 발급 건수와 주행 중 교통법규 위반 적발 건수는 각각 8%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범죄로 소환장이 발부된 건수도 347건에 불과해 1년 전(4천77건)과 비교하면 9%에도 못 미칩니다.

이런 결과는 경찰이 이전처럼 활발하게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6년 동안 뉴욕 경찰로 근무하고 2013년 은퇴한 러셀 윌리엄스는 "시위대나 시장으로부터 반감을 사는 탓에 경찰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경찰들이 덜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고, 위험한 일을 꺼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들이 조직적으로 태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 노조중 하나인 경찰자선협회의 패트릭 린치 회장도 "경찰관 2명이 사망한 뒤 경찰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경찰 당국도 체포 건수가 급감한 통계를 자세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래튼 경찰국장은 "경찰들의 의도적인 행동으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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