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긍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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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하락은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산유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로존의 경기침체 등 다른 위험요인과 겹칠 경우 한국 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들은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크게 세계 석유 공급 증가, 수요 증가세 둔화, 달러화 강세 등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미 지역 오일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생산량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둔화하하면서 세계의 석유 수요 증가세는 약해졌습니다.

지난해 11월 배럴당 75달러 선이던 두바이유 가격은 12월15일 60달러 선, 12월30일 55달러 선 아래로 내려온데 이어 7일에는 50달러 선마저 뚫고 하락했습니다.

이는 2009년 4월28일 배럴당 48.02달러 이후 최저가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올해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평균 배럴당 6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작년(97달러)보다 34.5% 낮은 수준입니다.

KDI 등은 리비아의 생산 회복 등으로 OPEC 공급이 증가하는 반면,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작년보다 수요가 감소할 경우 올해 연평균 49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유가 하락은 선진국과 신흥국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산유국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KDI는 유가하락이 선진국 및 신흥국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경제의 수출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산유국에 대한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아 산유국 경기부진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KDI는 예상했습니다.

KDI는 선진국의 경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에너지 분야 투자 감소 우려가 있지만 구매력 개선(750억 달러)으로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유럽도 현재의 저유가가 지속되면 0.3∼0.4%포인트의 성장률 개선 요인이 발생하고 일본도 소비진작과 무역적자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신흥국 역시 생산비 절감, 구매력 상승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물가 상승세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국은 국제유가가 10% 하락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15%포인트 상승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산유국은 성장세가 둔화돼 원유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산유국의 경기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동 석유 수출국은 재정수지, 경상수지,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경기침체가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가 하락은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KDI는 부정적 요인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유가 하락이 기업의 수익성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경기회복세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를 위해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가능한 빨리 반영되도록 물가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KDI는 주장했습니다.

그 예로는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농축산물·석유·통신 유통구조 개선, 유가하락 효과 공공요금 적기 반영 등을 들었습니다.

또 KDI는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소비 및 투자 등 내수활성화 대책을 계속 추진해 유가하락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조선업 등은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KDI는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면서 선제적으로 사업재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장기적 시야를 갖고 저비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KDI는 밝혔습니다.

아울러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제·시장 불안이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서 자본 유출입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DI는 "유가하락 지속,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일부 산유국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세계경제 전반의 경기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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