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공평 분담' 한국 부부, 북유럽 절반수준

사준비·세탁·청소 등 대부분 아내가…"성역할 고정관념 결과"


한국 남편들이 아내와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하는 비율이 북유럽 국가들의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4' 보고서 집필자인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와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은 12개국의 만 20세 이상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12개 국가는 한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멕시코, 필리핀, 대만입니다.

조사 대상 항목은 식사 준비, 세탁,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 소소한 집안 수리 등 6개입니다.

순위는 항목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12개국 중 일본 남편들이 집안일에 가장 소홀하고 한국이 그 다음이다.

북유럽 국가들 남편의 가사 참여도가 대체로 높습니다.

세탁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8.8%로 12개국 중 일본(5.9%)에 이어 두번째로 낮습니다.

반면, 영국과 스웨덴, 덴마크는 각각 20.7%, 19.7%, 19.1%를 기록했습니다.

부부가 공평하게 식사 준비를 하는 비율은 한국이 9.3%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습니다.

일본은 6.8%, 대만은 9.1%입니다.

반면 노르웨이는 33.1%, 덴마크는 28.1%, 스웨덴은 27.7%에 달했습니다.

한경혜 교수는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세탁이나 식사 준비를 주로 아내가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넘지만, 80%를 넘는 한국과 일본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남편들은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집안 청소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19.7%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습니다.

일본이 14.2%로 가장 낮고 필리핀이 18.5%, 멕시코가 19.7%입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가 각각 39.4%, 36.3%, 33.1%로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장보기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29.9%로 12개국 중 3번째로 낮습니다.

필리핀이 17.0%로 가장 낮고 일본이 22.9%로 두번째로 낮습니다.

핀란드, 스웨덴, 독일은 각각 54.4%, 49.2%, 47.7%입니다.

아픈 가족 돌보기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일본이 20.4%로 가장 낮고 한국이 31.0%로 두번째로 낮습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는 각각 57.2%, 54.6%, 53.6%입니다.

홍승아 센터장은 "남자는 돈을 벌고, 여자는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한국과 일본에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는 것이 이런 조사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 대상 6개 항목 중 '소소한 집안 수리'는 유일하게 세계 공통적으로 남편이 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항상 또는 주로 아내가 소소한 집안 수리를 한다는 비율이 각각 21.4%, 21.7%나 돼 12개국 중 가장 높습니다.

홍 센터장은 "한국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많아진 만큼 남성들이 가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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