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완주 100여 회 이어 '철인' 즐기는 공무원


"철인 경기는 한계에 도전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어느 스포츠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힘이 닿는 한 계속 헤엄치고 사이클을 타고 달리겠습니다."

경남도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손유성(52·지방기계운영 6급)씨는 '경남도청 아이언 맨'으로 통합니다.

일과를 마치면 사이클을 타거나 달리기를 하는 등 거의 매일 철인 경기 훈련을 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가운데 월요일과 수요일은 사이클 연습을, 화·목·토요일은 달리기 연습을 2시간가량 각각 합니다.

연습 장소는 창원에 있는 한 자전거 매장에 마련된 훈련장과 창원 종합운동장 등을 이용합니다.

수영은 3월부터 11월까지 출근하기 전 1시간가량 집중적으로 연습합니다.

손 씨가 수영-사이클-달리기로 이어지는 철인 경기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입니다.

2000년 1월 경남도청 마라톤클럽에 가입, 7년간 마라톤으로 체력을 기르고서 틈틈이 수영과 사이클을 체계적으로 배워 철인 종목에 도전했던 것입니다.

마라톤은 100여 차례 42.195㎞ 풀코스를 완주했으며, 이 중 60차례 정도는 3시간 안에 돌파해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쓰는 등 탄탄한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손 씨는 철인 세 종목 가운데 마라톤을 가장 자신 있어 했습니다.

프로에 못지않은 마라톤 실력을 갖추기까지는 1987년부터 13년간 경남도 사업소인 지리산 자연학습원에서 일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손 씨는 말했습니다.

그때 자연학습원 방문객의 극기 훈련을 돕고자 지리산 중턱인 학습원에서 1천915m 천왕봉까지 200차례 이상 산행했는데, 이것이 튼튼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데 주춧돌이 됐습니다.

이런 강철같은 체력과 끊임없는 훈련 덕에 손씨는 수영 3.8㎞, 사이클 180.2㎞, 달리기 42㎞ 등 총 226㎞의 국내외 철인 경기 대회를 17차례 완주했습니다.

철인 경기는 보통 오전 7시에 출발, 자정까지 17시간 내에 결승선까지 도착해야 완주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입상하려면 9시간대나 10시간대 초반에 들어와야 합니다.

17차례 출전한 경기 가운데 15차례에 걸쳐 연령별 우승을 하거나 종합 3∼8위를 차지하는 등 '철인 중의 철인'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8월 경기 여주 철인 경기 대회에서는 9시간 48분을 기록, 자신의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종합 3위를 차지했습니다.

2011년 7월 제주 국제 철인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그 해 10월 우리나라 철인 대표의 한 사람으로 미국 하와이 철인 챔피언십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챔피언십대회는 세계 수준의 대표 철인들이 선발돼 참가합니다.

이 대회 참가자격을 얻어 우리나라 다른 선수 9명과 함께 당당히 참여했다고 그는 자랑스럽게 소개했습니다.

철인 경기보다 낮은 단계인 하프(수영 3㎞, 사이클 90㎞, 달리기 21㎞ 등 총 114㎞)와 올림픽코스(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등 총 51.5㎞) 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것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그는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철인의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2010년 3월 중국 하이난 성에서 열린 철인 경기에서는 골인 지점 3㎞를 앞두고 갑자기 두 다리에 쥐가 나 꼼짝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한참 누워 쉬었다가 거의 기어서 가다 쉬다 하면서 겨우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그때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이후 체력을 더욱 다지고 있습니다.

철인 마니아인 손 씨는 "외국에는 70∼80대 철인들이 수없이 많다"며 "나도 늙어 죽을 때까지 철인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세계 철인이 겨루는 미국 하와이 경기의 출전권을 한 번 더 따 참가하는 게 소망"이라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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