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김래원이 뇌종양이 삼킨 페허 같은 심정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6회분에서 박정환(김래원 분)이 뇌종양의 통증을 피부로 느끼며 3개월 시한부 삶을 체감하는 내용을 그렸다.
3개월 시한부 판정 이후 박정환이 몰두한 것은 다름 아닌 주변 정리. 일찍 여읜 아버지 대신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왔던 그는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엄마(송옥숙 분)와 동생 현선(이영은 분)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대상을 찾고, 딸 예린(김지영)의 앞날을 대비하는 등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피할 수 없는 가장의 무거운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그런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그가 뇌종양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린 때로,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던 박정환의 약한 모습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세진자동차비리사건 수사 문제로 신하경(김아중 분)과 격렬하게 다툰 뒤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진통제를 투여하는 모습에서 뇌종양이 덮친 폐허 같은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같은 모습은 의사 장민석(장현성 분) 앞에서 더욱 도드라졌는데, 재판을 빌미로 고통을 볼모 삼아 거래를 시도하는 비열한 인물에게 저항할 수 없는 박정환의 현실은 생명 앞에 무조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너무도 완벽한 한계를 느끼게 하며 연민을 자아냈다.
이를 연기한 김래원은 함부로 꺾이지 않는 자존감이 느껴지는 도도한 표정과 가족 앞에서도 들킬 수 없는 뇌종양의 고통을 한순간 무너지는 모습을 드러내며 인물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런가 하면 언제 이 같은 고통을 느꼈는가 싶게 흔들림 없는 태도로 가족을 이끌고, 여유 넘치는 움직임으로 철통수사 속 이태섭(이기영 분)을 유유히 빼내는 등 능력자 검사의 정반대 모습을 완벽히 표현하며 박정환 그 자체를 드러냈다.
‘펀치’는 매주 월, 화요일 방송되며, 6일 7회분이 방영된다.
사진=SBS 캡처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