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밀입국 주선업자들, 한 건에 30억 원 챙겼다"


난민들을 유럽으로 밀입국시키는 업자들이 이른바 '유령선'에 난민을 태우는 새로운 수법을 쓰면서 '떼돈'을 벌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지난 1일 저녁 지중해에서 시에라리온 국기를 단 화물선 '에자딘'호를 발견, 자국의 한 항구로 예인했습니다.

화물선에 타고 있던 난민 359명의 대부분은 시리아 출신이었습니다.

해안경비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현지 경찰은 조사결과 주선업자들이 이들 난민을 터키에서 모집해 1인당 4천∼8천 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에자딘호 한 건으로만 최고 31억 7천만 원을 번 셈입니다.

경찰은 또 주선업자들이 화물선에 선원도 배치하지 않은 채 이탈리아의 항구쪽으로 가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선 주선업자들이 예전에 주로 사용했던 리비아 루트가 아니라 터키 루트를 택했다면서 특히 에자딘호에 승선한 난민은 부유층에 속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지중해에서 난민 796명을 태운 또 다른 화물선 '블루스카이엠'호가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발견됐습니다.

주선업자들은 이들 난민에게서도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루스카이엠호 난민들은 발견된지 하루가 흐른 지난달 31일 새벽 이탈리아 갈리폴리 지역의 한 항구에 도착, 인근 학교에 일시 수용됐습니다.

당시 학교 정문을 통해 일부 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한 주민은 BBC에 "한 시리아인 난민이 자신과 임신한 아내의 승선비용으로 '터키 마피아'에게 1만4천 유로를 줬다고 귀띔했다"고 밝혔습니다.

엔자딘호와 블루스카이엠호 난민들은 현재 이탈리아 전역의 여러 수용소에 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년째 이어지는 시리아 내전 등으로 지중해를 통한 난민들의 유럽 밀입국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해동안 약 3천500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려다가 목숨을 잃었으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20만 명은 당국에 구조됐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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