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랑이 사육 증가 불구 야생 호랑이 멸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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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호랑이 사육이 늘면서 호골주 등에 입맛을 들인 부유층이 더 귀한 '자연산'을 찾는 바람에 도리어 야생 호랑이가 멸종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부 도시 구이린에서 호랑이, 곰을 사육하는 슝선 농장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루에 두번 호랑이 쇼를 보여주지만 실제 쇼를 보는 관광객들은 거의 없습니다.

농장이나 관광객들의 속내는 정작 딴데 있습니다.

호랑이뼈로 담근 호골주나 호랑이 가죽 깔개, 호랑이 박제 등이 더 관심사입니다.

호랑이 사육은 중국에서 뜨는 사업 아이템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사업이 야생 호랑이를 멸종위기로 몰고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사육된 호랑이 보다는 야생 호랑이로 만든 호골주나 깔개를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호랑이를 사육하는 것보다 야생 호랑이를 잡아서 부산물을 밀수하는 것이 비용도 훨씬 싸게 먹힙니다.

호랑이 개체수는 최근 수 년간 세계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여전히 총 개체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야생호랑이의 주된 서식처인 인도에서는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야생호랑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밀렵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야생 호랑이 개체수는 4천마리에 미치지 못합니다.

과시성 소비에 빠진 중국의 부유층은 특히 호골주가 류머티즘이나 발기부전에 치료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호랑이 가죽 깔개와 박제는 부의 상징입니다.

환경조사청(EIA)의 데비 뱅크스는 "사육된 호랑이 부산물이 시장에 넘쳐나면서 일각에서는 야생호랑이에게 더 나은 환경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도리어 야생호랑이들에게 재앙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호랑이 사육업자들의 로비에 떠밀려 25년 된 야생동물법의 개정마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은 세계환경보호론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1993년 호랑이뼈와 코뿔소 뿔 거래를 금지하고 전통 약제품에서 호랑이 뼈 등 부산물을 제외시켰습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이런 조치가 시베리아 호랑이 개체수 보호에 일조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호랑이는 우리에서 쉽게 사육됩니다.

중국 내 호랑이 농장 약 200곳에서 5천∼6천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생 호랑이에 비해 사육환경은 끔찍한 수준입니다.

중국 관리들은 호랑이 개체수가 늘고 있다며 약제 등에 호랑이 부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해 줄 것을 국제기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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