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 마감…미아는 없었지만 빈익빈 부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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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다인 19명의 자유계약선수(FA)를 배출한 2015년 FA 시장이 새해 첫날 문을 닫았다.

FA 19명의 몸값은 총 630억6천만원으로, 지난해 523억5천만원을 가볍게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종전 FA 최고 계약 기록인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의 4년 75억원을 넘어 80억원 이상에 사인한 선수가 3명이나 나왔다.

반면 마지막까지 둥지를 찾지 못해 마음을 졸인 선수도 있었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최정(28)은 꾸준한 성적과 젊은 나이를 무기로 자신감 있게 협상에 임했고, 원소속구단 SK와 4년 총 8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강민호보다 총 11억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투수 품귀 현상에 FA 시장 좌완 최대어 장원준(30)과 우완 에이스 윤성환(34)의 몸값도 치솟았다.

장원준은 4년 8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하며 원소속팀 롯데를 떠나 두산 베어스에 둥지를 틀었다.

투수 FA 최고 계약이다.

윤성환은 장원준에 앞서 4년 80억원의 조건에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 잔류했다.

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32)도 구원 투수 역대 최고인 4년 65억원에 삼성 잔류를 택했다.

베테랑 외야수도 따뜻한 겨울을 즐겼다.

SK 외야수 김강민(33)은 4년 56억원, LG 외야수 박용택(36)은 4년 50억원에 사인하며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에 계약을 완료했다.

사상 첫 '형제 FA' 조동화(SK 와이번스)·조동찬(삼성 라이온즈)도 각각 4년 22억원, 4년 28억원에 사인하며 '형제 선수 성공시대'를 열었다.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일이 끝나고, 본격적인 FA 시장이 열리면서 한화 이글스가 큰손으로 떠올랐다.

자팀 FA 외야수 김경언을 3년 8억5천만원에 잔류시킨 한화는 전전후 투수 송은범(전 KIA 타이거즈)과 4년 34억원, 왼손 불펜 권혁(전 삼성)과 4년 32억원에 계약한 후 삼성에서만 15년을 뛴 베테랑 우완 배영수를 3년 21억5천만원의 조건으로 손에 넣었다.

한화는 FA 시장에 나온 준척급 투수를 싹쓸이하며 타팀 FA 영입 한도를 채웠다.

2015시즌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하는 KT 위즈는 투수 김사율(3+1년 14억5천만원), 내야수 박경수(4년 18억2천만원), 박기혁(3+1년 11억4천만원) 등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지만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끌어모았다.

한화와 KT가 FA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KIA 포수 차일목,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이성열, SK 내야수 나주환, 투수 이재영 등 4명은 미계약 FA로 남아 원소속구단과 재협상에 돌입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은 구단 제시액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차일목은 2년 4억5천만원, 이성열은 2년 5억원에 계약했다.

해를 넘겼던 나주환과 이재영은 FA로서는 이례적으로 '1+1년 계약'을 했다.

나주환은 2년 최대 5억5천만원, 이재영은 2년 최대 4억5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FA 시장에 열풍과 찬바람이 교차하면서 "현 FA 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2월 10구단 단장들은 FA 제도 개선에 대해 논의했다.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FA 등급제 시행'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모든 FA가 같은 보상 규정(보호 선수 20인 외 1명+해당 FA 연봉의 200% 혹은 해당 FA 연봉의 300%)에 묶여 있다.

구단 대부분이 대어급 FA 영입을 위해서는 보상 규정을 감수하지만, 그 이하로 판단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을 들어 영입을 포기하기도 한다.

많은 전문가가 현 보상 규정을 "FA 몸값이 치솟고, 미아 발생 위험이 생기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에는 현장에서도 "선수에 따라 보상제도를 달리하는 FA 등급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은 새해에도 FA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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